삼성전자 '긴급조정권' 발동되나…정부 발동 사례 살펴보니

1963년 도입 이후 네 차례 발동…대부분 막판 타결
구윤철 "파업 안 돼"…삼성 노사도 대화 가능성 열어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이틀간 마라톤 논의를 진행했지만 삼성전자 노사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돼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후의 카드' 긴급조정권…30일간 파업 중단

13일 업계에 따르면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쉽게 말해 노동자들이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행사한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리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하며, 최대 30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불법파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처벌을 받게 되고, 사측은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기간 중노위가 강제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현 HJ중공업)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등 네 차례다.

대부분 막판 타결…현대차·대우조선 파업 때도 검토

첫 사례였던 대한조선공사 파업의 경우 조선업 생산 차질이 국가 기간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역시 장기화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과 수출 악영향 우려가 배경이었다.

2005년 항공업계에서 두 차례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당시엔 항공 운항 차질이 국민 이동권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됐다.

당시 중앙노동위원회는 △연간 총 비행시간은 이동시간을 포함해 1년간 1150시간, 그 후 1년간 1100시간 △조합원 정년은 만 55세로 하되 만 60세까지 촉탁직으로 선별 채용 △연간 휴무일은 총 116일 등의 강제 중재안을 제시했다. 노사는 강제 중재안에 대해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모두 이를 수용했다.

같은 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때는 나흘 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당시 정부는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조기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

이 밖에도 2016년 현대자동차 파업과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때도 긴급조정권 발동이 거론된 적 있다.

반도체 업계 '발동 요건 충족'…구 부총리 "파업 절대 안 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 수출 영향 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수십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수출과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정부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적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개입 수단인 만큼 실제 발동 가능성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총파업 직전까지 노사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후 조정 관련 입장을 통해 "회사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도 "회사가 제대로 된 (성과급에 대한) 안건을 가져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고 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