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재협상 결렬 선언…"적법하게 쟁의 행위 진행"

13일 새벽까지 협상에도 '빈손'…노조, '영업익 제도화' 고수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왼쪽)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린 사후조정회의에 대표단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6.5.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기호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이틀에 걸쳐 성과급 해법을 모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에서 10% 이상 고정해서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가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하면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파업이 이뤄지면 삼성전자의 피해만 30조~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파업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영업익 10% 이상 고정 제도화' 고수…삼성전자 '유연한 보상 제도화'

삼성전자 노사는 13일 새벽까지 정부 세종청사에 있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11일에 이어 이틀째 밤샘 재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사후 조정이 최종 결렬됐다"며 "조정안은 오히려 (노조의 요구에서) 퇴보한 안건"이라고 했다. 그는 "조합의 요구는 상한 폐지 투명화, 제도화"라며 "조정안은 투명화되지 않고 DX부문은 상한이 유지된다는 점, DS부문 특별 경영 성과급은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이) 높은 경우에만 해당하는 안건"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의 성과를 외부요인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또 일회성 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 선언했다"며 "내일 위법쟁의행위 금지가처분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사측에 성과급에 대한) 제도화를 요구했는데 (사측의 제안은) 명문화된 내용이 없었고 기존 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DS부문 특별성과급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는데 납득하기가 어려워 결렬하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앞서 사측과의 추가적인 자율 협상 여부에 대해선 "지금 그런 것은 이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추가적인 사후 조정 여부에 대해서도 "오늘로 끝났다"며 "위법 (금지 가처분)이 남아 있어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조정안 결론은 조합이 요구한 안건이 아니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위법한 쟁의 행위를 할 생각이 없고 적법하고 정당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파업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는 "주주와 다툴 생각이 없고 저희 역시 주주"라며 "저희가 요구하는 안이 잘 관철되면 OPI 주식 보상 제도를 통해 자사주를 지급받을 수 있고 그러면 주주 환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사측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제기하는 데 대해선 "저희 (총파업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회사가 제대로 된 (성과급에 대한) 안건을 가져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고 했다.

사측이 신청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에 대해선 "적법한 쟁의 행위는 가능하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재협상에서 '유연한 보상 제도화'를 제시했다고 한다.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특별보상을 결합하는 방안인데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에 방점을 찍었다. 회사 사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기존 OPI 제도에서 지급하고, 현재와 같이 성과가 있을 때는 별도의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형태다.

이에 맞서 노조 측은 '영업이익 일부의 고정 성과 인센티브 지급 제도화'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중노위에서 수정안을 요청해 저희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이 불가능하다면, 1~2%가 낮더라도 OPI 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해 더 받을 수 있게, 제도화, 비율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노조의 '영업익 15% 성과 인센티브 지급 제도화' 요구에 대해 사실상 성과급을 고정비에 준하게 만들겠다는 의미인 데다 업황이 둔화했을 때 미래 투자 여력도 위축되고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우려에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고개'

일단 중노위는 사후 조정이 결렬됐다면서도 노사가 뜻을 모으면 언제든지 추가적인 사후 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의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 측에서 사후 조정 중단을 요청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사후 조정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이 합의해 추가 사후 조정 요청 시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노조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피해 규모가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도 했는데 일각에선 40조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사측이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총파업을 막을 수는 없다. 노조는 쟁의행위권을 확보한 데다 삼성전자가 가처분 신청 사유로 제시한 내용은 안전보호 시설의 정상적 유지 및 운영, 웨이퍼 변질 및 부패 방지 작업 유지 필요성 등인데 관련 인력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선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해할 위험이 있을 때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 물론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삼성전자 파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의 쟁의행위는 중지되며 30일이 경과할 때까지 재개할 수 없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과거 대한조선공사 파업(1969년), 현대자동차 파업(1993년), 대한항공·아시아나 조종사 파업(2005년) 등 4차례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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