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X, 탄소 감축 넘어 산업구조 고도화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경협·서울대 세미나…전력망 확충·저탄소 시장 조성 '선결 과제'
재계·학계 "정부 일관된 정책 지원과 민간 혁신 결합해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 K-GX 추진단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28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올해 6월 정부의 K-GX(Green Transformation·녹색전환) 전략 발표를 앞두고, 재계와 학계에서 녹색전환을 단순한 탄소 감축 정책이 아닌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전력망 확충과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 무탄소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 지원과 민간의 기술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GX, 주력 산업 경쟁력과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12일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과 공동으로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신성장동력 K-GX 전략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법을 제안했다.

이날 발제는 연구총괄을 맡은 윤제용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병훈 기후에너지환경부 K-GX기획단 부단장이 맡았다.

정부 측 발제를 맡은 김병훈 부단장은 '한국형 녹색대전환 추진방향' 주제 발표에서 K-GX 전략의 기본 방향으로 △태양광·배터리 등 핵심산업 육성을 통한 '신성장동력 GX' △지역성장과 대·중소기업 상생을 기반으로 전환을 확산하는 '국민 모두의 GX' △전환을 뒷받침하는 투자재원 마련과 세제 지원 등 '지속 가능한 GX'를 제시했다.

민간 측에서 발제를 맡은 윤제용 교수는 "글로벌 경쟁의 중심이 탈탄소 기반 산업 경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K-GX 전략도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아니라 산업 전환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전략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K-GX 전략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두 가지 핵심 과제로, 우선 '전력망 확충'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 전력 확보가 산업 전환의 출발점인 만큼, 이를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송·배전망 인프라 강화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저탄소 철강 등 저탄소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생산비용이 높아 해당 제품이 적정한 가격을 인정받고 거래될 수 있는 시장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외에도 △대규모 무탄소 수소의 경제적 공급 △지역별 산업 특성을 고려한 지역 기반 GX 실행 △AI·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시스템 운영 혁신 등의 전략을 내놨다.

전력망·저탄소 시장 구축 시급…산업 현장 작동성 높여야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유럽연합(EU) 청정산업딜, 일본 녹색전환(GX) 추진전략 등 주요국은 에너지전환을 자국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은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산업 창출을 견인하는 핵심 정책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정산업딜은 유럽 역내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후목표 달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이행 로드맵으로 지난해 2월 발표됐다. 일본 GX 추진 전략은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산업 및 사회 구조 전환을 의미하는 녹색전환(GX) 분야 일본 내 총괄 정책으로 2023년 7월 발표됐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은 "제조업 비중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녹색전환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세제 인센티브와 녹색·전환금융을 통해 기업과 시장의 혁신적인 전환을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작년 말 발표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53~61%라는 매우 도전적인 감축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고 긴밀히 협력한다면 K-GX 전략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끄는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부 일관된 정책 추진…민간 기술·시장 주도해야

패널 토론에 참여한 안영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K-GX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에 안정적인 시그널을 꾸준히 보내야 한다"며 K-GX의 달성을 위한 정부 정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상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빙교수는 "주요국의 기후행동은 더 이상 환경정책의 범주에 머물지 않고, 산업정책, 통상정책, 에너지안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정부는 공정 혁신, 시장 창출, 공급망 강화의 세 가지 측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테크를 중심으로 민간의 역할을 조명한 정수종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래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기후테크가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상근고문은 "석화 산업의 녹색전환을 위해 저탄소기술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며 "국내 실정에 적합한 기술을 선별하고 이를 추진할 장기적인 투자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고 했다.

김경식 고철연구소 소장은 "산업의 저탄소화를 위해 시장이 기술을 견인하는 전략이 핵심"이라며 "소비자가 저탄소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인을 제공해, 생산자가 자발적으로 저탄소 생산 체계로 전환하게끔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월 28일 'K-GX 전략' 수립을 위한 민관합동 추진단 출범식에서 "향후 10년간 재정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혁신적 세제 인센티브와 녹색·전환금융을 통해 기업과 시장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GX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K-GX 전략은 탄소 감축과 함께 국내 투자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