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문하면 2년 뒤 납품"…효성重, 생산 확대·기술 자립 사활
[인터뷰] 장재성 효성중공업 전력PU 창원공장장
생산캐파 20% 확대…"독자기술로 차세대 전력망 HVDC 정조준"
- 황진중 기자
(창원=뉴스1) 황진중 기자
"과거 5~10주이던 부품 납기가 100주까지 늘어났습니다. 2030년을 기점으로 초고압직류송전(HVDC)가 주력 사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체 전력망 사업 핵심 축으로 변압기 분야를 지속 키워나갈 것입니다."
장재성 효성중공업(298040) 전력PU 창원공장장은 지난 8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투어에서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내 생산인력과 스태프 채용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글로벌 전력망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연산 2조 원 규모 전력부품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공장은 유례없는 겹경사를 맞고 있다.
수요 폭증에 발맞춰 효성중공업은 330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규모의 HVDC 변압기 전용공장 착공에 나섰다. 약 2만 9600㎡ 부지에 들어서는 신규 공장이 2027년 완공돼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되면 창원공장의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약 20% 증가할 전망이다.
신규 공장 건설은 기존 초고압 기기 중심의 생산 체계에 더해 차세대 전력망 솔루션인 HVD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은 22만 평 규모의 부지에 3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연간 2조 원 규모의 제품을 쏟아내는 거대 생산거점이다.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분야에서 각각 누적 생산액 10조 원을 돌파한 국내 유일의 단일 생산기지로 글로벌 전력 시장 대응의 '심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폭증하는 설계와 생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효성중공업은 인력 확보 전선을 글로벌 시장으로 전격 확대하고 있다. 90명 규모 해외 설계팀을 비롯해 해외 공장 엔지니어 풀을 대폭 활용해 설계 병목 현상을 해결 중이다.
장재성 공장장은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 프로젝트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소통 능력이 뛰어난 현지인력을 추가 채용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적 슬롯 확보' 전략도 병행 중이다. 핵심 부품 납기가 2년 가까이 길어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해외 주요 부품사의 생산 일정을 미리 선점하는 방식이다.
장 공장장은 "부품 조달 리스크를 예방하고자 해외 주요 부품의 생산 슬롯을 미리 확보했다"면서 "양주 실증단지 위탁 운영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력 시장의 중심축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요구 스펙과 설계 난도는 대폭 상승했다.
장 공장장은 "일반적인 전통 변압기는 후발 국가들이 곧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국과 호주에 납품한 위상조정변압기(PST)와 향후 수요가 예상되는 반도체변압기(SST) 등에 집중해 기술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승부처는 HVDC 기술의 완전한 국산화다. 절연 냉각 기술이 적용된 HVDC 변압기의 고체 절연물은 수분과 이물질에 매우 취약해 고도의 정밀 공정이 필수적이다.
실패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습도 10% 이하의 '사막 같은' 전용 조립 공정을 구축하고, 작업자가 50분 작업 후 10분을 의무적으로 쉬도록 엄격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글로벌 빅3 기업만 보유한 고전압 운전기술을 자체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 중이다.
장 공장장은 "기술 종속을 피하기 위해 어려운 길을 택했다"면서 "2027년 연말까지 500kV 변압기를 해외 기술 제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로 개발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의 단기 최우선 타깃은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이다.
효성중공업은 200MW급 전압형 HVDC 시스템을 순수 국산 기술로 구현해 양주 변전소에서 성공적으로 상업 운전을 진행 중이다. 양주 실증단지 위탁 운영을 통해 고도의 계통 운영 노하우 등을 축적했다.
이 기술을 10배 용량인 2GW급으로 단숨에 끌어올리는 대규모 국산화 개발이 한창이다. 효성중공업은 밸브 제어기와 변압기 등 주요 기기의 국산화를 끝냈다. 정부, 한국전력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연내 명확한 사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장 공장장은 "우리나라는 직류 송전망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 선진국이나 중국보다 HVDC 도입이 늦은 편"이라면서 "2027년 연말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해외 수주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이 가시화되는 2030년경을 기점으로 HVDC가 본격적으로 효성중공업에서 주력 사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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