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전 '막판 협상'…비메모리 성과급 '3.6억' vs '1억 미만'

11~12일 재협상…합의 불발시 30조 손실 18일간의 총파업
메모리, 업계 최대 성과급 '공감대'…적자 사업부가 '쟁점'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마지막 성과급 협상에 나선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30조 원의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로 마련된 자리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비(非)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규모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재협상에 앞서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총파업 분수령 '사후 조정 절차'…45일 만에 재협상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 성과급 재협상을 벌인다. 지난 3월 27일 협상이 중단된 이후 약 45일 만이다. 삼성전자 사업장을 관할하는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면담했고 이후 사측과의 노사정 미팅이 진행된 후 노사는 사후 조정 절차를 통한 협상 재개를 하기로 했다.

사후 조정은 조정이 중지되면서 파업이 임박한 사업장에 노동위가 개입하는 절차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월 노동위 조정을 거쳤는데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난 바 있다. 사후 조정 절차가 개시되면 조정위원들이 구체적인 분쟁 사안에 대한 조정안을 제시하고 노사는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업계에선 이번 재협상이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물론, 사측이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도 총파업을 막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안전보호 시설의 정상적 유지 및 운영, 웨이퍼 변질 및 부패 방지 작업 유지 필요성 등을 가처분 신청 사유로 제시했는데 관련 인력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쟁점은 非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규모…적자 사업부인데 3억 이상 성과급?

노사의 성과급 재협상 테이블이 어렵게 마련됐지만 이견이 워낙 크기에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사내에 공지한 내용을 보면 노조에 제시한 성과급 및 보상안은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동등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성과급 요구가 거센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제안했다. 경쟁사 대비 인원이 많기 때문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쓸 경우 메모리사업부의 성과급 지급률이 경쟁사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또한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의 경영 성과를 달성하면 특별 포상을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제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DS 부문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에 맞서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영업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40조 5000억 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DS 부문 직원 1인당 6억 원가량으로 계산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비(非)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성과급 규모다. 노조의 주장을 삼성전자 영업익 270조 원으로 대입하면 성과급 규모는 40조 5000억 원가량인데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6억 2000만원, 공통 조직은 5억 4000만 원,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는 3억 6000만 원가량을 받게 된다.

반면,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성과급은 업계 최대 규모인 1인당 6억 원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은 1억 원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적자를 내는 사업부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부와 마찬가지로 적자 상태인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 직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실제 DX부문에선 "성과가 있는 곳에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후 조정이 실제 노사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2년 전 삼성전자 노사는 사후 조정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해 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재계에선 사측이 이미 양보한 안을 제시한 만큼 노조 역시 전향적으로 회사의 제시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과를 낸 부서에 대한 성과급 지급은 당연하지만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면서 "그런데도 사측에서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성과급도 약속한 만큼 노조 역시 전향적인 입장으로 협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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