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 AI강국, '빠른 속도 업그레이드' 엔비디아 전략 카피해야"

AI 발전 병목 요인, 자본·전기·GPU·메모리…"한일 경제통합 제안"
한중 의원연맹 정책세미나 특강…"현장 가서 플레이어로 보셔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제1회 정책세미나에서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6.4.28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8일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강국이 되기 위해선 빠른 속도로 계속 새로운 것을 많이 업그레이드하는 엔비디아의 전략을 카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중 의원연맹이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AI 전략에서 추진해야 할 요소로 속도와 스케일, 안전을 꼽았다. 최 회장은 "불완전해도 상관이 없고 빨리 만들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이 AI에서는 전략적으로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스케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안전(세이프티) 문제와 관련해선 "성장 동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AI 쇼크가 온다"며 "AI로 급속하게 넘어간 사회는 아마 상당히 큰 충격파가 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자본주의 형태를 제안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기업 등이) 한 만큼 리턴(보상)을 줘야 한다"며 "(직업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만든) 만큼 측정을 해서 리워드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만들어야 AI 쇼크를 줄이면서 AI 네이티브 국가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발전의 병목(보틀넥) 요인으로 자본, 전기,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꼽았다. 그는 "1GW(기가와트)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들어가는 현재 가격이 보통 500억 달러"라며 "대부분이 장비 값이고 엔비디아가 돈을 버는 이유가 (GPU를) 비싸게 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AI 데이터센터는 전체로 다 합한 것이 1GW 정도쯤 되는 용량인데 그중에 AI로 쓸 수 있는 것은 5%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미국보다 AI 전쟁에서 전기 쪽으로 보면 더 우세하다"면서도 "다만 중국은 가장 우수한 GPU를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메모리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AI의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했다.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와 관련해선 "AI 쪽에서 쓰는 메모리 반도체가 폭증하면서 TV 등에 들어가는 물량이 거의 없어질 정도"라고 했다. 그는 "요새 저한테 자동차부터 (다양한 업종에서) 메모리를 달라고 하는데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찌 보면 저한테는 돈을 많이 버는 즐거운 이야기이지만 영원히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공급을 가능하면 빨리 늘려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 강국 실현을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유럽연합(EU)과 같은 형태의 한일 경제연대 필요성도 재차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의 경제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룰을 테이크(Take)하는 형태가 아니라 메이크(Make) 하는 형태까지 돼야 하는데 결국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는 정도까지 와야 한다"며 "현재 우리의 경제 규모는 미국,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WTO 체제는 다시 오지 않는다"며 "(지리적으로) 바로 옆에 있고 우리와 처지가 똑같은 일본과 협력을 통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경제연대를 추진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편입을 원할 것"이라면서 "EU와 같이 아시아 유니언 형태를 저희가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중국의 동북 3성, 산둥성, 러시아 연해주 등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도 (한일 경제연대의) 경제권에 같이 편입되는 것"이라며 "이 압력은 북한을 개방하라는 형태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대 추진 사항 중 전력선을 공유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두 나라가 경제 통합을 통해 저비용을 이루면 비용을 다른 투자로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SK에 전기세를 절감해줄 경우 1~3년 정도 선납할 의향이 있느냐'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처음 제안이라서 숙고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대신 최 회장은 "분산 발전이라는 형태로 들어온 시대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특정 산업은 알아서 전기를 생산해서 사용하라는 식으로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했다.

최근 호남 지역 정가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단지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선 "전기가 있는 곳에 (반도체 공장이) 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전남도에) 꼭 가야 되는 것이 반도체 (공장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전기를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이야기는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가 준비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의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선 "메모리 (공급 부족을) 뚫기 위한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포토닉 형태의 기술, 메모리 풀링 방식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에 대해 "몇 년 안에 나올 기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참석한 의원들에게 "좀 더 글로벌 현장에 가서 플레이어로 보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WTO 체제와 같이 규율이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계속 얻어맞고 다니거나 맞을까 봐 도망을 다니는 상황이 꽤 있다"고 토로하며 "저희(우리나라 기업이)가 때려도 되는 상대로 찍히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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