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화물창 로열티 1분기에만 3500억 원…국산화 언제쯤?

올해 1분기 조선 빅3, GTT와 LNG선 탱크 설계 19건 계약
국산화해도 검증 안된 기재 선택 어려워…GTT와 분쟁 가능성 복병

HD현대삼호에서 건조한 LNG운반선. (HD현대 제공)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설계 대부분을 프랑스 GTT사에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로열티(라이선스 비용) 개념의 설계 비용으로 총 3500억 원 수준을 지불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LNG 화물창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발주처가 검증되지 않은 기자재를 쉽게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향후 LNG 화물창 국산화 과정에서 GTT와의 분쟁 가능성도 지적된다.

K-조선, GTT에 설계 의뢰 19건…사실상 전량 맡겨

26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LNG 화물창 설계 전문 업체인 GTT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조선사로부터 총 29건의 LNG선 탱크 설계 주문을 받았다. 이 중 19건의 주문이 HD한국조선해양(9척)·한화오션(4척)·삼성중공업(6척) 물량이다.

특히 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은 1분기 수주한 LNG선의 탱크 설계를 모두 의뢰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수주한 LNG선 10척 중 9척의 탱크 설계를 주문했다. 사실상 이들의 1분기 수주 물량 대부분의 설계를 맡긴 것이다.

LNG 화물창은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초저온에서 압축·액화해 저장·운반하는 시설로, 특수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술이 적용된다.

현재 GTT는 LNG 화물창 설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가 GTT와 LNG 탱크 설계 계약을 맺고 화물창 기술을 사용할 경우 선가의 약 5%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서 LNG선 탱크 설계를 의뢰한 19척 수주액은 총 7조 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로열티 규모는 3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LNG선 한척의 수주액이 3500억~3700억 원 수준인데, 사실상 배 한척 값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셈이다.

외화 유출 방지 측면에서도 LNG 화물창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수 KDB미래전략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로열티가 LNG선 건조 수익과 맞먹는 상황"이라며 "국산화 성공 시 관련 조선 업체 실적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LNG 화물창 기술 국산화 도전 '지속'…공공 발주로 상용화 뒷받침 필요

과거 정부와 업계는 한국형 LNG 화물창 'KC-1'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품질과 신뢰성 문제로 상용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후속 모델인 KC-2 개발이 재개됐으며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소형 LNG선용 화물창의 실증까지 끝내 국산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KC-2C는 7500㎥급 LNG선에 처음 상업 탑재돼 실제 운항을 마쳤다. 정부도 최근 민관 합동 체계를 가동하며 국산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LNG 화물창 국산화를 위해 해운·조선이 상호 협력 중인데, 기술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된다"며 "결과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술 자체보다 시장의 신뢰에 주목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화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발주처가 검증되지 않은 기자재를 쉽게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발주처 입장에서 LNG 화물창이 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 설비인 만큼 보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물창 국산화 과정에서 GTT와의 분쟁 가능성도 있다. 앞서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불거졌던 웨스팅하우스 특허 논란처럼 LNG 화물창 역시 상용화 단계에서 특허 분쟁이나 권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GTT로부터 화물창 기술을 제공받기 어려워질 수 있고, 이 여파로 LNG선 수주도 막힐 수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실증 지원·공공 발주가 맞물려야 LNG 화물창 국산화가 진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발주를 마중물로 삼아 운항 실적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발주처의 신뢰를 얻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