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메모리 공급 최대 '4%'↓…'신뢰' 타격 손실 더 커

18일간 파업 예고…"재가동·정상화 2~3주 필요"
최대 4만명 참여, 2년 전 파업 땐 5000명…생산 차질 불가피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예고대로 18일간 총파업에 나설 경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대 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파업 이후에도 생산 정상화에도 2~3주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당장 생산 차질도 문제지만 '신뢰도'에 흠집이 나는 것을 더 우려한다.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겠지만 수요 우위 시장으로 바뀔 경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경우 아직 빅테크들로부터 완벽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라인 멈추면 복구만 몇주…글로벌 공급망 직격탄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라인 특성상 피해는 파업 기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평택과 화성 사업장의 생산 비중을 고려할 때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가 D램 3~4%, 낸드 2~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KB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18일간 파업이 지속될 경우 종료 이후에도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과 정상화 과정에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팹은 초고순도 무결점 환경이 필수적이다. 가동 중단으로 무너진 클린룸 상태와 화학물질 배관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또 나노 단위 공정을 수행하는 수백 대의 정밀 장비마다 일일이 영점을 다시 맞추고 테스트용 웨이퍼로 정상 작동 여부를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방치돼 오염된 기존 웨이퍼를 폐기해 라인을 비우고, 목표 양품 비율이 나올 때까지 수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안정화 기간 등이 필요하다.

이렇듯 총파업과 생산 정상화를 위한 기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D램 36%, 낸드 32%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각 사업장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1/3)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생산기지다. 18일 파업 직후 수 주간의 추가 복구 지연이 겹치면 글로벌 반도체 물량 부족 사태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월 대규모 파업 예고…2년 전과 차원 달라

삼성전자 초기업 노동조합은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번 파업은 과거와 규모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2024년 7월 파업 당시 참여 인원은 5000명으로 당시 전체 노조원의 1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 참여자가 많지 않아 대체 근무 등을 활용해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은 2024년과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오는 5월 총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3만 명에서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전체 노조원의 30~40%에 이르는 규모다.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대체 인력으로 생산 차질을 방어하기 힘든 수준이다.

4월 23일 22시부터 24일 06시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지표(단위 %).(자료 삼성전자 초기업 노동조합)./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에 따르면 지난 23일 노조 결의대회 이후 밤 10시부터 이뤄진 야간 조 웨이퍼 이송량(생산지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생산은 58.1%가량 감소했다. 기흥 S1 라인은 74.3% 급감했다.

메모리 사업부 생산은 18.4%로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으나 D램 공정에서 생산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같은 생산 차질 여부를 확인한 노조 측은 이번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피해액이 20조~3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장소에 HBM4, HBM4E 메모리가 전시돼 있다.(공동취재)/뉴스1
공급 부족 심화에 '기름'…"가격 상승 압력 확대될 것"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이번 파업 이슈가 이 같은 수급 불균형 환경에서 공급 부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총파업에 대해 "불붙은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면서 "5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메모리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심화와 가격 상승 압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파업이 반도체 가격 상승 압력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가 수치상 2~4%대에 머물더라도, 이미 공급 부족 양상을 띠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가격 폭등을 증폭시키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파업 이슈는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 환경에서 가격 상승 압력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