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성과급 투쟁" "500만 주주 집결" D-1…삼성 평택캠퍼스 '전운'

파업시 하루 손실 1조 예상…주주들 "노조 성과급 무모" 맞불
준감위원장 "파업 신중해야"…사측 정상 업무 유지 '긴급요청'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17/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김진희 박종홍 원태성 기자

"허수가 있을 수 있지만 참석자 수가 1만~2만명은 그냥 넘을 것 같아요. 내부 설문에는 3만 5000명이 간다고 답변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 분위기는 더 안 좋습니다."

노동조합과 주주들의 대규모 집회를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대규모 결의대회를 예고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맞은편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자칫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사측은 파국을 막기 위해 노조에 정상 업무 유지를 긴급 요청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역시 파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벌어진 1인 피켓 시위 모습 (독자 사진 제공)/뉴스1
노조 결의대회, 맞은편엔 주주 맞불 집회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노조는 23일 오후 1시 평택사업장 사무복합동 인근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노조는 약 3만 70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집회가 예상되면서 길이 막히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우려된다.

삼성전자의 한 임직원은 "내부 분위기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 안 좋다"면서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임직원은 "경쟁사는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결의대회 이후에 총파업까지는 안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평택시 고덕 국제대로에서 집회를 연다. 노조 집회 장소 바로 맞은편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주주집회 주최 측은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예고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과급 40조 원 요구와 세계 최고 반도체 공장 폐쇄라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무모한 요구에 맞서 500만 삼성전자 주주가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삼성을 세계에 우뚝 서게 한 건 경영자만도, 직원들만도 아니라 바로 우리 주주의 끊임없는 성원과 지지에 가능했다"며 "성과급 잔치에 진짜 주인 우리 500만 주주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더 이상 경영자에게만, 근로자에게만 삼성을 맡겨둘 수 없으며 이제는 주주들이 혼연의 한마음으로 삼성을 보호하고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모이는 만큼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업이익 15% 요구…하루 손실 1조 우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지급률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 성과와 보상 연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사측은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며 업계 최상위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경영 환경과 실적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노사 협상은 지난달 말 노조 측이 교섭 중단을 선언한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는 매출 625조 520억 원, 영업이익 305조 8504억 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87.4%, 601.5% 늘어난 규모다.

컨센서스를 감안할 때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불거질 경우 하루에 약 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위법한 쟁의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기술 인력은 협정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아 총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에서 열린 4기 준범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 4. 21/뉴스1 원태성 기자
사측·준감위 "상생·대화 통한 합의 중요"

사측은 파국을 막기 위해 노조 측에 '23일 집회 관련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 업무 수행 협조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을 통해 사측은 노사의 상생을 기대한다면서 "직원 여러분과 주변 주민이 인적, 물적 관련 큰 피해를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외부 감독 기구도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1일 회의에 앞서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고 이를 선택하는 것은 노조의 권리"라면서 "삼성은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주주와 투자자,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관계에 있어 대화를 통해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대화로 풀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인센티브 지급에만 논의가 매몰되기보다는 기업과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눈앞의 이익을 넘어 대승적인 시각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