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생산직 신입 억대 성과급은 '과장'…대졸 숨기고 지원은 '불가'
내년 초호황땐 2028년 억대 기대…학력 위조땐 '채용 취소'
영업익 10% 연동, 이공계 대우 차원…'무제한 PS' 과장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생산직 입사하면 억대 성과급""대졸도 고졸로 지원하면 입사 가능"
SK하이닉스 생산직 공개채용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회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성과급은 다소 과장됐고 학력 하향 지원 역시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급의 경우 올해 7~8월에 입사하기 때문에 내년 초에 지급되는 성과급은 4~5개월분만 지급된다. 생산직 연봉을 감안할 때 '억대 성과급'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 다만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초호황이 이어진다면 2028년 성과급은 '억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학력을 속이고 하향 지원하는 것도 교차검증을 통해 걸러진다. 온라인으로 입사지원서를 접수하기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4년제 대학 졸업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설사 교차 검증을 통과하더라도 학력 위조에 기반해 합격한 것이 발견되면 채용 취소까지 이뤄질 수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5시에 서류 접수를 마감한다. 이어 5월 중 SKCT 전형을 실시하고 6월 중 면접을 진행한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의 10%'다. 증권사의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250조 원까지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임직원이 약 3만5000명인 걸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성과급이 7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기본급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출된다. 생산직의 기본급은 일반직에 비해 낮기 때문에 성과급도 줄어든다. SK하이닉스 대졸 신입과 초대졸 신입의 기본급은 각각 275만 원, 238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지급된 성과급은 기본급(연봉의 1/20) 30배 수준으로 지급됐다. 단순 계산 시 올해 영업이익이 4배 이상 늘어나는 만큼 2027년 초에 지급되는 성과급 역시 기본급의 120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망에 일각에서는 신입 사원이 내년 초에 '억 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번에 채용하는 생산·설비 관리직은 실제 근무한 일수에 비례해 성과급이 지급되는 '일할 계산'이 적용돼 억 원대 성과급을 수령하기 힘들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에 채용하는 생산·설비 관리직은 8월에 입사해 올해에는 4개월만 근무할 수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2028년에 받는 성과급은 고과 등에 따라 억 원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고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졸자가 고졸 또는 초대졸 졸업자를 채용하는 생산·설비 관리직에 지원하려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 SK하이닉스의 채용 사이트를 통해 '위장 지원'을 시도해 본 결과 하향 지원은 불가능했다. 우선 회원가입 과정에서 생년월일을 제공해야 하고 개인정보활용 동의 과정을 거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개인정보가 대학생들이 주로 가입하는 사이트에 공유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4년제 대학 졸업 여부 등을 걸러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단계로 회원가입을 하려면 이메일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30대 중반인 기자에게는 인증 메일이 오지 않았다. 이메일 주소를 바꿔서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고졸이나 초대졸 나이를 감안해 걸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학력에 따른 차별이 아닌 업무별로 최적의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원 자격을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에 따라 성과급 기준 한도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로 기준을 변경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의 보상 체계 개편에 대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이공계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라고 평가한다. 우수 이공계 인재가 해외 경쟁사로 빠져나가는 '두뇌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유인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공은 '의대 쏠림' 현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고급 인재가 의대가 아닌 '반도체 전공'으로 진로를 바꾸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쟁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보상 체계 개편과 관련해 기술 인재의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 연동 보상 등은 우수 두뇌들이 국내 산업계에 남아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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