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사업부가?"…'성과급 형평성 논란' 삼성전자 노노 갈등 일파만파
노조 DS 부문 시스템LSI·파운드리 성과급 요구에 DX 직원들 '반발'
"이익 냈으니 성과 당연…적자 사업부 동일한 성과급은 맞지 않아"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수년째 적자인데 거액의 성과급 요구는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삼성전자(005930) 성과급 논란이 노노(勞勞)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의 일부 사업부까지 고액의 성과급을 요구하자 똑같은 적자 상태인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부문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DX부문 직원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DS부문 일부 사업부에까지 성과급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한 DX부문 직원은 "성과가 있는 곳에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썼다.
한 직원은 "지금 (노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이 사실(적자 사업부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회사 밖으로 나간다면 노조의 명분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시스템LSI, 파운드리는 DX와 같은 적자인데 누구는 억대 (성과급을) 받고 누구는 안 받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 직원 200여 명이 참여한 최근 사내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약 60%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적자 상태이므로 성과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메모리 사업부는 지난 수년간 누적 수백조 원대 이익을 냈으니 높은 성과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적자 사업부가 동일한 성과급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노조의 방침에 불만을 토로했다.
사측을 향한 노조 요구대로라면 최근 수년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한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도 올해 1인당 4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게 된다.
그간 노조의 요구안을 두고 업계에선 DS부문과 DX부문 간 내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노조가 그간 DS부문 중심의 요구사항만 집중적으로 주장한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면 DS부문 직원들은 막대한 보상을 받지만 DX부문 직원들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측 역시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조직 내 위화감 조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협상에서 경쟁사와 동등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DS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제안했다. 그뿐만 아니라 DS 부문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역시 사내 노노 갈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합의가 무산되자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노조는 총파업에 대해 "회사는 (파업이 벌어지는) 18일간 최대 30조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 대원칙이 흔들리면, 정작 실적을 낸 사업부 직원들이 역차별 받는 구조가 된다"며 "공정과 형평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조 스스로 명분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oodd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