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10%·삼전 15%, 한술 더 뜬 현대차 노조 30% 성과급 요구
"실적 호조, 성과 배분 필요" vs "투자 여력 악화 등 문제"
"일부 성과급 주주 배당·연구개발 비용보다 많아" 논란도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대기업 노동조합의 성과급 요구가 경쟁 양상이다. SK하이닉스(000660) 노조가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15%를 각각 성과급으로 요구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나섰다.
노조는 실적 호조가 이어진 만큼 조합원에게도 성과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요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업황 변동성과 재무 부담 등을 감안하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주 보상에 반대돼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봤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되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상한을 폐지했다.
이어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을, 현대차 노조는 완전 월급제 시행과 함께 순이익의 30%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노사 합의가 완료된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00조 원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약 20조 원이 성과급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노조 요구 반영 시 성과급 규모는 40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삼성전자 노조는 40조 원 이상의 성과급을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처음에 영업이익 20% 기준으로 교섭을 진행했다가 15%로 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조 3648억 원에 달한다. 노조가 요구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단순 계산하면 3조 원을 웃도는 규모다.
노조는 실적이 좋을 때 그만큼 즉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성과급이 경영 실적과 연동되는 유연한 제도지만 한번 기준이 높아지면 낮추기 어려운 특성상 업황이 꺾일 때 경영을 옥죌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는 업황 사이클이 빠르고 자동차의 경우 미국 관세, 글로벌 수요 둔화,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등 변수가 있어 실적 유지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연구개발, 설비투자,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투입할 자금이 줄어 다음 경기 국면에서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단순 계산으로 현대차 노조 성과급 요구 규모는 지난해 회계 처리된 회사의 연구개발 비용(5조 5275억 원)에 일부 못 미친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요구 규모는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37조7404억 원)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 변동성과 투자 여력을 고려해야 하는데, 노조는 호실적이 난 만큼 즉시 분배를 요구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중장기 투자, 현금흐름, 글로벌 경쟁 대응 여력 등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주 입장에서 대규모 성과급이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보다 앞설 경우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성과급이 노사 갈등을 넘어 기업 자본 배분 원칙과 주주환원 정책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이유다.
주주 불만은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11조 10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보다 수 배 큰 규모의 재원을 노조가 성과급 잔치에 활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배당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도 비슷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 "실적이 좋아 근로자에게 이익을 배분할 수는 있으나 이 과정에서 투자자인 주주 이익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경기 위험 변수 등을 감안해 투자에 나서는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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