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글로벌 톱10"…대한항공, 5조 원 엔진 MRO 시대 연다
5780억 투입 '원스톱 정비' 단지 27년 완공…엔진 500대·12종 확대
아시아나 통합 기단 선제 대응…해외 정비 의존 낮추고 MRO 자립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거대한 구조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축구장 20개 크기인 건설 현장은 한눈에도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곳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건설 자재를 옮겼다.
대한항공은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신 엔진 정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항공 엔진 정비 클러스터로 목표는 분명하다. 분산돼 있는 엔진 분해·수리·조립 기능을 한 곳에 모은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아시아나 항공 통합으로 출범하는 '메가 캐리어'의 효율적 정비를 지원하고, 나아가 증가하는 항공엔진 MRO 산업에서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서 신 엔진 정비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연면적 14만 211㎡로 축구장 20개 규모에 달하며 오는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완공 시 부천에 분산돼 있던 분해·수리·조립 시설이 영종도로 통합돼 엔진 정비의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구축된다.
이번 시설 확충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300여 대에 달할 거대 기단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추진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을 현재 6종에서 2030년 12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GE의 GEnx 시리즈와 CFMI의 LEAP-1B 엔진 정비 능력을 우선 확보하고, 롤스로이스 등 신형 엔진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추가해 전 세계 상용 항공기 엔진의 약 50%를 커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김광은 엔진정비공장장(상무)은 "롤스로이스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이라며 "2029년부터 롤스로이스 엔진을 대한항공 신공장에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롤스로이스 엔진 정비가 어려워 해외 외주에 의존해야 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통합 이후 기단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건설현장 바로 옆에 위치한 제2 '엔진 테스트 셀(ETC)'도 방문했다. ETC에서는 정비를 대기 중인 거대한 엔진이 기자들을 반겼다.
대한항공은 세계적 수준의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경쟁력을 가진 항공사다. 현재 부천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 정비를, 영종도 운북지구 ETC에서 엔진 출고 전 최종 성능 시험을 해오고 있다.
2016년부터 대한항공과 자회사 아이에이티(IAT)가 운영 중인 제1 ETC는 정비를 마친 항공기 엔진 성능을 시험하는 곳이다. 크기는 가로 14m, 세로 14m로 제작돼 국내에서 수행할 수 없었던 최대 15만파운드급의 초대형 엔진 테스트가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제2 ETC를 준공하며 엔진의 최종 성능과 점검 역량을 끌어올렸다. 제2 ETC는 가로·세로 각 10m 크기로, 최대 6만 2000파운드급 엔진을 테스트할 수 있다. 에어버스 A321neo 등에 장착되는 차세대 고효율 엔진(PW1100G) 시험에 집중한다. 제1 ETC가 초대형 엔진 테스트에 특화됐다면, 제2 ETC는 차세대 고효율 엔진을 테스트할 수 있는 최신 설비를 갖춘 것이다.
김 상무는 "제2 ETC 가동으로 다양해진 엔진 기종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약 1조 3000억 원 수준인 엔진 MRO 매출을 2030년 5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연간 엔진 정비 대수 또한 현재 116대 수준에서 500대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엔진 타입별로 다르지만 약 5~10%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자체 기단 정비를 넘어 글로벌 항공사, 리스사 등 제3자 수주 물량을 60%까지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MRO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김 상무는 "2030년 매출 5조 원을 달성하면 글로벌 MRO 시장에서 10위권 내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정비 단지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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