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돌리는 게 더 손해"…'호르무즈 통행세' 제조업 '한계' 직면
"제조업 원가 '11.8%+α' 상승 압력…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긴 어렵지만 폭등하는 원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조만간 공장을 돌려도 손해인 상황이 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가 현실화할 경우 제조업의 비용 상승이 한계상황까지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 리스크 확산 영향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상회하며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한국의 제조업 평균 생산비가 1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여기에 통행료가 사실상 '추가 관세' 형태로 더해질 경우 실제 비용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부과될 경우 국내 기름값은 리터당 약 9.5원 인상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유가 상승이 산업 전반의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연료비 상승은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구조여서다.
이에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 시멘트 업종 등은 직격탄이 예상된다.
특히 철강업계는 전기로·고로 가동에 따른 전력 및 연료비 비중이 10~20% 수준으로 에너지 가격에 민감하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원가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까지 동반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주요 철강사의 생산원가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폭등하는 원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렇게 계속되면 공장을 돌려도 손해인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4~5월 출하분을 중심으로 열연강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톤당 30~50달러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증가뿐 아니라 원자재 공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약 2만 개 부품 중 절반 가량이 플라스틱 소재인 점을 감안할 때,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흔들릴 경우 일부 부품 확보에 차질이 생기며 완성차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은 결국 소비자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비 증가를 거쳐 최종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 부과 움직임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의 고착화를 의미한다"며 "에너지 비용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릴 경우 제조업 전반의 수출 경쟁력 약화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원유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비축유 활용과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단기적인 공급 불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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