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기준 변경…K-가전, 냉장고·세탁기·건조기 관세 부담↑
금속 함량 15% 이상 시 25% 일괄 관세…15% 미만, 면제 조치
가전 대부분 25% 부과 대상…금속 부품 등 반사이익 기대
- 황진중 기자,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김성식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금속 파생제품의 관세 부과 기준을 '금속 함량 15%'로 개편함에 따라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관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품목 대부분은 금속 함량이 30~60% 수준으로 관세 적용 대상이다. 기존에는 금속 함량에 따라 관세가 부과됐지만 오는 6일(현지시간)부터는 제품 전체 가격에 부과돼 관세 부담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금속 부품류 등 일부는 관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관세 규정을 발표했다. 파생제품 내 철강, 알루미늄, 구리의 함량이 15% 이상일 경우 25%의 고정 관세를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반면 함량이 15% 미만인 파생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전면 면제한다. 가공되지 않은 1차 금속 원자재는 기존과 동일하게 50%의 고율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해를 돕기 위해 50%(Annex I-A)와 25%(Annex I-B)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미국은 파생제품에 대해 금속 함량에 비례해 최대 50%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해당 방식은 제품마다 금속 함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가치를 환산해야 하는 등 행정·세관 통관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관세 규정은 금속 함량이 아닌 제품 전체 가격에 대해 관세가 부과된다. 금속 함량이 기준을 초과하면서 가격이 비싼 가전제품의 관세 부담이 더 늘어나는 구조다.
이번 관세 개편에 따라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는 25%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에어컨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 비율이 높은 일반 가정용은 제외되지만 금속 비율이 높은 산업용 냉각장비는 25%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 제어판과 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양문형 냉장고, 드럼 세탁기, 시스템 에어컨, 의류 건조기 등 프리미엄 대형 가전제품은 25% 관세를 물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 미국 현지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온 국내 가전업체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고가의 전자 제어 장치가 포함된 컴퓨터수치제어(CNC) 공작기계, 굴착기와 지게차 등 건설 중장비 완제품,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투입되는 정밀 기계 장비 등도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15%를 초과해 제품 전체 가격에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관세가 인하되거나 아예 면제돼 반사이익을 얻는 품목군도 있다. 강관(파이프)과 튜브류, 기계 조립용 철강 브래킷, 건축용 금속 프레임, 산업용 특수 볼트와 너트, 단순 가공된 알루미늄 케이스 등 금속 비중이 높고 단가가 낮은 1차 파생 부품류는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가전제품이나 기계장치에 들어가는 금속 프레임, 케이스 등은 철 함량이 15%를 넘는다. 기존의 함량 비례 방식을 적용받았을 때는 금속 원자재 50%에 육박하는 높은 관세를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25%로 상한선이 고정되므로 수출 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속 함량 15% 미만으로 설계된 플라스틱 외장재 중심의 소형 청소기, 전동 칫솔, 헤어드라이어 등 소형 소비재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파생품과 별도의 관세 코드를 적용받는 엔진 부품, 조향 장치,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류와 2027년까지 한시적 유예를 받은 대형 변압기, 송전 케이블 등 전력망 인프라 장비도 이번 관세 인상을 피한 품목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개편이 수출 품목의 부가가치 구조에 따라 유불리를 낳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관세 부과 방식의 변경으로 인해 품목별로 피해를 보거나 이득을 보는 등 유불리가 나뉘게 됐다"면서 "파생품목의 경우 기존 철강 함량 계산이 너무 복잡해 이를 간소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처럼 판매 단가가 낮고 철 함량이 높은 품목은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면서 "반면 완제품처럼 단가는 높지만 철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품목은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겉으로는 파생제품 세율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나 실제 영향은 품목마다 다르다"면서 "우리나라 수출 주력인 가전과 기계처럼 금속 이외 부가가치가 큰 완제품은 제품 전체 가격이 과세 대상이 돼 오히려 실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속 비중이 15% 이하인 품목은 이번 파생관세 대상에서 빠지므로 일부 소비재·복합제품에는 오히려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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