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지켜본 중동…가성비+신뢰성 검증 끝 K-방산 '러브콜'

실전 검증·짧은 납기 바탕으로 서방 중심 무기 체계 '대안' 평가
미국 방산업체 무기 공급 지연 등도 K-방산 수주에 우호적 요인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이 가상의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을 지켜본 중동 국가들이 자주국방에 속도를 내면서 K-방산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K-방산은 이번 전쟁에서 실전 검증까지 끝내면서 최대 약점을 보완했다. K-방산이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앞세워 서방 중심 무기 조달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천궁-Ⅱ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요격률 96%를 기록했다. 반면 천궁-Ⅱ 가격은 기존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방산 시장은 연간 4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노후 전차·장갑차·자주포 교체와 방공 시스템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단기·중기적으로 수십조 원 규모의 대형 수주 사이클이 예상된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은 단순 방어가 아닌 고정밀·고가용성·저비용 방공체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K-방산에 대한 수요 발생 가능성이 있다.

한화 방산 3사의 WDS 2026 통합 전시부스에서 AI 기술 기반 미래형 통합 무기체계를 선보이는 모습. (한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화·LIG D&A·KAI·현대로템 중동 적극 공략…'가성비 무기'로 주목도

K‑방산의 중동 공략은 한화(000880)그룹 방산 계열사와 LIG D&A(전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 현대로템(064350)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이집트 등 핵심 국가를 타깃으로 전차·장갑차·자주포·방공·항공 체계에 이르는 포괄적 장비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또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기술이전·현지 조립·정비·교육까지 포함된 패키지 수출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중동·북아프리카(MENA) 총괄 법인을 설립해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장갑차를 중동 지역에 수출·공급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UAE·이라크 등과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 방산업체의 무기 공급 지연도 K-방산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UAE에 수출된 LIG D&A·한화시스템 합작 천궁-II 2개 포대가 이란 보복 공격을 막아내며 '실전 검증(Combat Proven)'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현지 언론은 K-방산의 가성비가 전쟁 양상을 바꿨다며 UAE가 요격탄의 추가 구매를 긴급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라크 등 중동 국가에서 천궁-II를 통한 방공 시스템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중동 전쟁 종식 후 수주 기회 나올 것"…K-방산 실적 확대 가능성

업계에서는 중동을 통한 수주 점유율 확대를 기대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주요 무기 수출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 42% △프랑스 9.8% △러시아 6.8% △독일 5.7% △중국 5.6% △이탈리아 5.1% △이스라엘 4.4% △영국 3.4% △한국 3.0% △스페인 2.3%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유럽 다음으로 수주 잠재력이 있는 곳인데, 당장은 전쟁으로 계약이나 입찰 시점이 불확실하다"며 "하지만 현재의 불안정한 정세가 향후 전쟁 종식 후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천궁의 실전으로 K-방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발 수주 등으로 K-방산업체들의 실적 호조도 기대된다. DB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업별 기대 수주 규모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23조 3000억 원 △현대로템 23조 2000억 원 △한국항공우주산업 6조 5000억 원 △LIG D&A 3조 6000억 원 등이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