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아람코 효과'…사우디서 원유 조달 '샤힌'도 예정대로
에쓰오일 최대주주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물밑 지원
사우디 원유 도입 유일…'샤힌' 6월 완공 12월 가동 '이상 無'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에쓰오일(S-OIL)(010950)이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우회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일부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믿는 구석'인 셈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 2580억 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석유화학 복합시설로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6월 준공 목표며 연내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최대 복병이다. 특히 이라는 아람코와 관련된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막고 있다. 원활한 원유 수급을 위해서는 호르무즈 항로가 꼭 필요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로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에쓰오일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루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수급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산 비중은 32~34%로 1위다. 에쓰오일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중 90%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원유 수출 시 동부에 위치한 페르시아만을 주로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인도양-남중국해를 거친다.
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 유전의 원유를 송유관으로 홍해 쪽인 서부로 이송한 후 홍해 얀부항에서 선적·수출하고 있다. 홍해 얀부항에서 물량을 싣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 등 국가로 원유를 보내는 식이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에도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것도 최대주주 아람코 덕분이다.
업계 불황과 원유 수급난이 가중되면서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을 중심으로 한 석화 구조조정을 실시 중이다. 제품 생산하기 위한 원유가 모자라 감산하거나 공장 문을 일부 닫기도 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추진돼 설계·구매·건설(EPC) 전체 공정률이 95%에 육박했다. 에쓰오일은 오는 6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12월 시운전과 상업 가동에 돌입하는 일정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이 투자됐다.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180만 톤), 프로필렌(77만 톤), 뷰타다이엔(20만 톤), 벤젠(28만 톤)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중 에틸렌은 대부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돼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LLDPE 88만 톤, HDPE 44만 톤)을 자체 생산한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에틸렌 180만 톤을 생산하려면 매일 원유 2만 배럴과 중질유 2만 6000배럴, 연간 나프타 250만 톤과 리파이너리 가스(원유를 증류하거나 석유 제품을 처리할 때 생기는 응축될 수 없는 가스) 100만 톤 등이 필요하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샤힌 프로젝트 완료 시 당사는 보다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고 더 큰 성장 기회를 확보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최대 변수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연계된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다.
에쓰오일이 중동 전쟁 이전만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들여오려면 반드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우회로로 꼽히는 홍해(바브엘만데브 해협)로 통과하는 물량은 극히 적다.
쿠제치 대사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관련된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막고 있다. 아람코는 미국이 많은 투자를 한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업들이 이익을 얻거나 투자하는 행동 등이 다 제재 대상이 된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대체 공급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의존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