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담아 팔 그릇까지 걱정하네요"…용기 수급난에 소상공인 '시름' [르포]
"포장용기 품절대란…물량 없어 확보 어려워"
배달 비중 클수록 타격…용기 사재기까지 등장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플라스틱 대란 소식에 미리 물량을 확보해두긴 했지만 진짜 문제는 다음 주문부터예요. 업체에서 아예 다음 주문은 받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배달로 겨우 버티는데 용기가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1일 서울 용산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 씨(64)는 최근 포장 용기 수급난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급이 어려워진다는 소문을 듣고 급히 재고를 채웠지만, 공급 업체로부터 차기 물량 확보 확답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밀려들 배달 주문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다. 이 씨는 "재료비에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는데, 이제는 담아 팔 그릇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사장 김 모 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김 씨는 "동종 업계 사장님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스 커피를 담는 플라스틱 일회용기 물량을 확보하는 게 1순위 과제가 됐다"며 "거래처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공지를 받은 뒤로 다들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일수록 이번 '플라스틱 대란'은 생존권과 직결된다. 매출의 약 30%가 배달에서 발생하는 육류 구이 전문점 직원 오 모 씨(26)는 "용기가 없으면 장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장님이 급하게 사재기에 가까울 정도로 물량을 확보하자마자 주문 홈페이지에 '품절' 공지가 뜨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오 씨는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수백만 원어치 용기를 미리 확보하는 '물량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온라인 포장 용기 전문몰의 상황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성몰' 등 주요 업체 홈페이지에는 국 용기, 도시락 용기 등 인기 품목마다 '일시 품절' 표시가 줄을 잇고 있다.
'대흥포장'은 지난달 27일부터 플라스틱 및 비닐류 제품 가격의 순차적 인상을 공지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맞물리면서 제조 원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대흥포장은 특정 업체의 독점을 막기 위해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최대 1~2박스로 제한까지 하고 있다.
이처럼 공급망 차질과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자영업계를 덮치자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매출이 15%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통해 업체당 최대 7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추경을 통해 1700억 원 규모의 저금리 특별경영안정자금을 추가 투입해 금융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물류비와 운영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체감형 대책도 병행된다. 신용보증기금 출연 확대를 통해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강화하고, 차량 연료비나 전기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경영안정 바우처(최대 25만 원)를 지급해 고유가 시대의 파고를 넘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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