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업계, 정부 '비축유 스와프' 결정에 '숨통'…"시기적절"
대체 물량 확보 증명 시 정부 비축유와 맞교환
정유 업계 "환영"…총 2000만 배럴 규모 신청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정부가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제도를 전격 도입하면서 정유 업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정유사가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해 이를 증명하면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정유사가 받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도착하면 정부 비축유 탱크에 넣는 방식이다.
국내 정유 업계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데,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이 어려워져 석유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정부 비축유가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정부에 총 2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스와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날 '정부 비축유 SWAP 제도'를 도입,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향후 민간 정유사가 대체 도입하기로 한 원유와 맞교환하는 개념이다.
정유사가 대체 물량을 확보한 뒤 이를 증명할 선적 서류를 제출하면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타당성 검토 후 비축유를 제공한다. 대체 물량 선박이 국내에 도착하면 석유공사 비축유 기지에 원유를 상환하는 식이다.
정산 가격은 비축기지 기본 대여료에 기업의 대체 물량과 정부 비축유 간 가격 차액을 더한다. 가격 차액은 비축유 월평균 현물 가격에서 대체 물량 실제 구매 가격을 뺀 값으로 책정하며 월말에 사후 정산한다.
실제, 전날 정유사 중 1곳과 산업부는 200만 배럴 규모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루 원유 소비량은 정유사가 풀가동 시 약 300만 배럴 규모다. 최근 원유 수급난으로 가동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정유 4사가 받게 될 최소 2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는 일주일 사용량을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 비축유의 70%가 중동산 중질유라는 점은 정유 업계에 희소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총 1억 3700만 2562톤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중 중동산 원유는 9781만 702톤으로 약 71.4%다. 국내 정유사 시설이 중질유에 맞춰져 있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아 중질유에 특화된 설비를 갖추고 있어 경질유를 수급하면 설비 조정 등 부담이 발생한다"며 "지역 상관없이 대체 물량으로 경질유를 확보해도 정부 비축유 스와프를 통해 중질유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 업계는 비축유 스와프 제도 도입을 일제히 반기는 분위기다. 원유 수급난을 겪는 상황에서 원유 도입에 필요한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중동산 원유가 유조선을 통해 국내에 반입되는 데 약 25일 소요되며 아프리카, 남미산 원유는 50일을 넘긴다. 비축유 스와프 계약이 성사되면 정유사는 10일 이내 비축유를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유조선이 2~3일에 1번 꼴로 들어와 대체유를 받는데 유조선이 바다를 건너는 도중 정유사 탱크가 비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비축유를 받으면 이 같은 공급난 걱정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원유가 비싸서 그렇지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확보만 하면 얼마든지 정부 비축유로 바꿔준다는 제도이니 급한 불을 끄는 데엔 매우 시기적절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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