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막히면 원유 수입 '대체 경로'도 차단…원유 공급 차질 '비상'
후티 반군 참전으로 '홍해'도 봉쇄 위기…사우디 수출 차질
해운업계 "홍해 항로 거의 이용 안해…단기 영향 제한적"
- 양새롬 기자, 김진희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김진희 황진중 기자 = 원유를 수입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봉쇄 위기에 직면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대체 경로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원유 공급난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게다가 홍해 바닷길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단 최단 항로로 유럽 수출 물량이 통과하는 곳이다. 주요 수입품인 원유와 수출 주요 거래처로 향하는 바닷길이 모두 봉쇄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해운업계는 과거 2023년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이후 홍해 항로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글로벌 물류망이 상호 연결돼 있어 파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 원유 중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35% 수준이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 쿠웨이트 등에서 약 40%를 조달하고 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들여오는 원유는 주로 페르시아만 남부항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미 차질이 발생했다"며 "최근 홍해를 우회 경로로 이용해서 일부 물량을 들여왔는데 이마저도 봉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홍해 항로는 주로 사우디에서 유럽으로 원유를 보내는 항로"라며 "홍해 항로가 차단된다면 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겠지만 연쇄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해운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해운업계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박 운항 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30~50% 수준으로, 유가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조선 운임 상승은 (물류 차질보다는) 화물 분할 운송 등 운항 비효율성 확대 영향이 크다"며 "향후 후티 반군의 공격이 본격화될 경우 운항 비효율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운협회 관계자도 "홍해 리스크는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홍해·호르무즈 통항 불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업계 어려움도 커질 수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홍해 항로 차단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수송로로 꼽힌다.
다만 2023년 말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본격화된 이후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홍해 통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기본 경로로 사용해 왔다.
이에 현재 수에즈 운하 통항량은 위기 이전 대비 약 60% 감소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컨테이너선 항로는 통과량이 80% 이상 줄어든 상태로 알려졌다.
해운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를 전제로 재편된 상태다. 운항 거리가 늘어나면서 선복 운영 방식과 운임 구조가 이미 조정됐고, 주요 선사들도 이를 반영한 운항 체계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홍해 봉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더라도 물류 측면의 추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홍해 우회는 이제 일상화된 상황"이라며 "봉쇄 여부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만큼 선복 재배치와 운임 변동을 통해 국내 산업계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태 장기화 여부에 따라 영향의 범위와 기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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