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포트폴리오 선제 구축' 빛…엘앤에프 '적자 고리' 끊는다

1.6조 수주 성공…영업이익 컨센서스 1277억 원
美 ESS에 '脫중국' 유럽 EV 공략…"고객 다변화 기대"

대구 소재 엘앤에프 공장 전경(엘앤에프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엘앤에프(066970)가 최근 대규모 수주를 통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삼원계(NCM·NCA)에 주력할 때 선제적으로 리튬인산철(LFP)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 업계 공세 등에 고전하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부터 미국발(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커지고 유럽에서 비(非) 중국산 양극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1277억 원…선제적 LFP 투자 적중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2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15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엘앤에프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2223억 원으로 시작해 2024년에는 5587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했다. 지난해에도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중국 업계의 공세까지 겹친 결과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한 반면 중국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에 집중해 왔다. 삼원계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고성능 배터리이지만 안정성이 낮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다만 전기차 수요 부진, 가격 부담 등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삼원계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국내 업계가 고전하는 배경이 됐다.

다만 엘앤에프는 국내 업계 중 선제적으로 LFP 사업을 준비하며 시장 변화에 대비해 왔다. 지난해 10월 LFP 양극재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하고, 대구 달성군에 약 10만㎡ 규모 LFP 양극재 공장을 조성하기 위해 총 3382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 공장이 준공되면 엘앤에프는 하반기부터 연산 3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내년에는 3만 톤의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한다.

이와 더불어 고객사 확보에 나선 결과 최근 대규모 수주라는 결실을 보았다. 엘앤에프는 최근 삼성SDI(006400)와 내년부터 3년간 총 1조 6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엘앤에프의 2024년 매출액의 84%에 달한다.

이외에도 지난해 7월 SK온과 LFP 양극재 공급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잠재 고객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SDI와 엘앤에프가 23일 미국 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위해 1조 6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자료사진. 삼성SDI 제공)
"하반기 추가 증설 나설 듯, 신규 수주도 기대"

LFP 양극재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ESS 시장 개화가 자리 잡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설립 급증으로 전력 사용을 안정화할 ESS 설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수요는 2023년 185GWh에서 2035년 1232GWh로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SDI에 공급되는 LFP 양극재는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ESS용 LFP 배터리로 생산된다. SPE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생산 라인을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SK온 역시 미국 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추진하는 최대 6.2GWh 규모 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상태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LFP 양극재 상업화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만큼 내년 하반기 추가 증설과 함께 신규 수주 가능성도 기대된다"며 "시장 선점을 통한 가격 결정 주도권 등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럽 저가 전기차(EV)에 탑재할 LFP 배터리를 추가 수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은 최근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전략 원자재 비중을 65% 미만으로 낮추는 핵심원자재법(CRMA)이나 EU 역내 생산 비중을 늘리는 산업가속화법(IAA) 등으로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탈중국 양극재 수요가 강화하는 데다 소형 전기차에 대한 혜택이 추가되면서 저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성공적인 양산 시 ESS를 넘어 전기차까지 고객 다변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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