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세시간 넘게 지연…영풍 '의결권 10주' 신경전
낮 12시 개회, 20분 뒤 정회 선포…"중복 위임장 문제"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세 번째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24일 당초 예정 시간 대비 세 시간 가량 뒤에 개회했다. 양측이 소수 주주 등으로부터 받은 의결권 위임장 중복 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개회 20여분 뒤 중복 위임장 확인 문제로 다시 정회하면서 사실상 지연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개회 후에도 영풍이 보유한 10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려아연 52기 정기 주주총회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이날 오전 9시부터 개회할 예정이었으나 낮 12시쯤 개회했다. 주주총회 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나 강성두 영풍 사장을 비롯한 주총 참가자들은 주총장 내 입장해 개회 때까지 대기했다.
지난해 1월과 3월 두 차례 주주총회 역시 예정 시간보다 개회가 늦어진 바 있다. 1월 주주총회는 당초 개회 시간인 오전 9시보다 5시간여 지난 오후 1시 50분 정도에 시작한 바 있다.
당시에도 양측이 소수 주주들로부터 받은 의결권 위임장이 중복됐는지 여부를 대조해 확인하느라 개회가 지연된 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위임장 중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전 7시께부터 양측이 모여 중복 여부를 확인했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통상 다른 회사의 주총의 경우 중복 위임장이 발견되면, 표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무효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총의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양측이 한표라도 치열하게 확보하려 하면서 개회가 지연됐다.
개회 뒤에는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기덕 주총 의장은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 간 순환출자에 따라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대부분 자회사 YPC로 넘어간 상태로 제한되는 의결권은 10주에 불과하다.
영풍 대리인은 이에 대해 "합헌적 법률 해석 한계에서 명백히 벗어난 것"이라며 "2025년 임시주총과 정기주총 때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방식으로 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려 하는데 이는 명백히 (위법한) 의결권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기덕 의장은 "과거 법원은 (고려아연 자회사) 선메탈홀딩스가 영풍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고려아연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법에 따라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며 "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
이후 박기덕 의장은 "중복 위임장 문제로 기다려달라"고 재차 요청했고, 정회하자는 주주 요청을 받아들여 정회를 선포했다.
앞서 주총 시작 전 현장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원은 주총장 앞 복도와 호텔 앞에 모여 경영권을 노리는 MBK·영풍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피켓에는 "기업을 파탄 내고 국민연금 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MBK는 물러나라"거나 "구조조정·희생만 반복된 MBK식 경영, 노동자·지역경제에 피해만 남았다" 등의 구호가 담겼다.
"영풍의 2025년 영업손실 2592억 원, 3년 연속 적자"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누가 노동자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겠느냐"고 묻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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