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1.6조' 엘앤에프 양극재 확보…탈중국 美 ESS 공략(종합)

3년간 美 인디애나 공장에 공급…북미 ESS용 배터리 생산에 활용
美 원산지 규정탓 '탈중국' 시급…엘앤에프 3분기 LFP 양극재 양산

삼성SDI와 엘앤에프가 23일 미국 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위해 1조 6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자료사진. 삼성SDI 제공). 2026.3.23.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삼성SDI(006400)가 이차전지 소재기업 엘앤에프(066970)로부터 3년간 1조 6000억 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공급받는다. 해당 양극재는 삼성SDI의 미국 내 합작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양사는 공급망 탈(脫)중국 전략을 통해 미국 ESS용 배터리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미국 내 삼성SDI에 오는 30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 총 3년간 1조 6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23일 체결했다.

향후 3년간 추가로 공급하는 옵션도 이번 계약 사항에 포함됐다. 계약 금액은 2024년 엘앤에프의 연간 매출(1조 9075억 원)의 84%에 달한다. 중국 외 소재 기업 중 대규모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라는 게 엘앤에프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엘앤에프로부터 확보한 LFP 양극재를 활용해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PE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올해 4분기부터는 기존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외에 LFP 배터리도 양산한다.

삼성SDI는 이번 엘앤에프와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탈중국 소재 공급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북미 ESS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LFP 양극재의 대부분을 중국 소재 기업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등을 통해 원산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공급망의 탈중국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8월 중국 외 기업 중 최초로 LFP 양극재 신규 투자에 착수했다. 현재 1·2단계로 나누어 연간 6만 톤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다. 1단계 3만톤 생산시설은 오는 4월 준공되며 시험가동 및 고객사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대량 양산에 들어간다. 이번 계약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엘앤에프는 2단계 3만 톤 투자도 신속히 추진, 글로벌 탈중국 LFP 소재 시장에서 선도적 시장 지위를 조기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잇따라 ESS용 배터리 수주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 대형 에너지 관련 개발·운영 업체와 2조 원대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6일에도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과 1조 5000억 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시장의 탈중국화 수요에 맞춰 선제적으로 국내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중국 외 지역에서 LFP 소재 생산이 가능한 최초 업체"라며 "한국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ESS 업체들까지 공급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어 성장 지속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