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물러나라" 고려아연 주총장 전운…'중복 위임장' 문제로 지연

고려아연 노조 피켓 시위…"영풍 3년 연속 적자" 지적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고려아연 노동조합원들이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영풍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2026.3.24/뉴스1 ⓒ News1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홈플러스를 망친 MBK에 국가 기간산업을 맡기겠나""MBK는 이제 그만 물러나라"

24일 고려아연(010130)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은 이른 아침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원들이 '단결·투쟁'이 적힌 붉은 머리띠와 피켓을 든 채 시위에 나서면서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은 주총 시작 시간 1시간 전인 8시께부터 속속 주총장이 열리는 호텔 앞으로 모였다. 이들은 이사회 장악을 통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을 향해 피켓을 내세우며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피켓에는 "기업을 파탄 내고 국민연금 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MBK는 물러나라"거나 "구조조정·희생만 반복된 MBK식 경영, 노동자·지역경제에 피해만 남았다" 등의 구호가 담겼다.

"영풍의 2025년 영업손실 2592억 원, 3년 연속 적자"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누가 노동자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겠느냐"고 묻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주총이 열리는 호텔 안은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2층 주총 현장에 올라갈 수 있는 1층 계단에서부터 보안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했다.

주총 개회는 9시로 계획돼 있었으나 주주 명부 확인 등의 이유로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복 위임장 문제로 양측 변호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는대로 입장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신규 이사 6인 선임 안건 등을 심의·표결한다. 현재 최윤범 회장 측 11대 MBK·영풍 4인 이사회 구도는 이날 이사 후보 선출 결과에 따라 바뀔 예정이다.

현 경영진은 최윤범 회장과 황덕남 이사회 의장, 월터 필드 맥라렌(미국 정부 합작 법인 측) 후보 등 3명, MBK·영풍은 박병욱·최연석·최병일·이선숙 등 4명의 후보를 내세웠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 확대 역시 쟁점이다. 분리선출 감사위원도 이사회 구성원이지만 표결 시 3%룰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3%룰이란 주주 별로 최대 3%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 회장 측은 대부분 3% 미만의 지분을 가진 다수 특수관계인으로 구성돼 있어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지만 소수 법인과 개인이 비교적 큰 규모의 지분을 갖고 있는 MBK·영풍은 의결권 상당 부분이 제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MBK·영풍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 확대하지 않은 채 일반 이사로만 6명을 선임하자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감사위원 1명 확대에 찬성하는 입장인데, 이 경우 선출하는 일반 이사 수는 5명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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