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기주총 코앞…'캐스팅보트' 국민연금 선택 '이목 집중'
崔 vs MBK·영풍 지분 비슷…국민연금 5.2% 표심 '촉각'
황명선 "국민연금, 약탈적 사모펀드와 관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간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총의 핵심 쟁점은 이사회 구성이다.
MBK·영풍은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제출하며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같은 핵심 공급망 투자 전략에 대한 경영 연속성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분 구조는 MBK·영풍이 41~42% 수준으로 근소하게 앞서지만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MBK가 대주주인 홈플러스의 경영 악화와 기업회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투자자 손실 가능성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MBK에 출자한 국민연금 역시 투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에 책임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은 기득권 세력의 방패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자산을 지키는 공적 수탁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약탈적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핵심 광물 제련소 프로젝트 역시 기관 투자자의 주요 판단 요소란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선 상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핵심 광물 확보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각국의 경제안보 문제로 부상하면서 고려아연의 미국제련소 건설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제련소 프로젝트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판단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미국의 핵심 광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한민국과 미국 간 협력 강화, 채무자의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처 확보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거래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어떤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이번 고려아연 주총의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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