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임원은 이코노미 타는데…노조는 4.5억 성과급 요구 '논란'

삼성전자 가전·모바일, 올해 고난의 시기…대대적인 비용 절감
노조, 반도체 인당 최대 4.5억 성과급 요구…DX선 박탈감 '호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2026.1.29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기호 최동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부문이 메모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올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노조가 사측에 메모리사업부 성과급으로 4억 5000만 원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부문별 박탈감과 소외감을 불러올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노(勞勞)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원도 이코노미석"…원가 압박에 비용 절감 나선 삼성전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 부문은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당장 해외 출장 교통비부터 줄어든다. 기존에는 부장급에만 적용했던 '10시간 미만 비행 시 이코노미 클래스 이용' 규정을 부사장급 이하 임원으로 확대했다. 그간 임원들은 10시간 이상 해외 출장 시에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 왔지만 최근 실적 압박이 커지면서 임원들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올해 DX 부문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역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인 20조 7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DX 부문 영업이익은 1조 3000억 원에 그치면서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실적이 계속해서 부진했던 가전과 TV 사업부뿐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MX(모바일경험) 사업부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문제는 올해 DX 부문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더 악화했다는 데 있다. 가전 부문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시작된 고유가 시대의 여파도 불안 요소다.

반도체 가격 급등은 DX 부문의 원가 부담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칩플레이션' 여파로 올해 메모리 가격이 전년보다 130%(2.3배) 상승해 PC 가격은 평균 17.3%, 스마트폰 가격은 평균 13%씩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급부로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4%, 스마트폰은 8.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의 도미노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MX 사업부가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노조는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1인당 4.5억 요구'…DX는 불만

삼성전자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DX 부문이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교섭 과정 중 DS 부문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4억 5000만 원,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사업부는 3억 원 정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사는 8차례의 본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는 18일까지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한 후 과반 찬성 시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날 현재 투표율은 75%가량이라고 한다. 노조가 내세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에 DS 부문에서 공감을 얻으면서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중 가장 큰 초기업노조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총가입자 6만 5949명 중 DS 부문은 5만 1374명이지만 DX 부문은 1만 4575명에 불과하다. 초기업노조가 주도한 OPI 상한선 폐지에 공감한 DS 부문 가입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사내에선 성과급 상한 폐지 주장은 DS 부문 직원에만 유리하다는 불만이 DX 부문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DX 부문의 한 직원은 "(사측과의 협상 과정을 두고) DX에선 완전히 지금 무시당한다는 박탈감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DX 부문이 전 사업 영역에 걸쳐 비상 경영에 나서기로 한 상황에서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시에 DX 부문의 박탈감과 소외감으로 인한 노노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내부 불만을 인식하면서도 성과급 상한 폐지 목표 달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DS·DX 간 내부 갈등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는 질문에 "(사업) 부문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워낙 다르기에 그런 이야기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급 상한 폐지 목표를 달성한 후 DX 부문과도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