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M·원통형? 아리송한 배터리 용어…소재·폼팩터·전해질 등으로 구분

양극재 소재 따라 삼원계·LFP 구분…하이니켈·셀투팩으로 단점 극복
원통·파우치·각형, 폼팩터 차이…전고체, 전해질 액체→고체로 바꿔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삼원계·LFP·원통형·전고체 배터리…'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배터리지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에 돌입하면서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게다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센터 확산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열리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양산을 앞두게 되면서 배터리 사용 분야도 전자기기와 전기차를 넘어 ESS와 로봇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이르면 내년 양산에 들어간다.

배터리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제조 국가, 기업마다 주력하는 종류가 다른 데다 기존의 단점을 조금씩 보완한 '변종'도 늘고 있어 용어부터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자주 언급되는 용어를 배터리 소재, 폼팩터, 전해질 종류별로 분류해 소개한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사람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한 르노 전기차 '세닉'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출력 좋은 '삼원계' vs 저렴한 'LFP'…'하이니켈'·'셀투팩'으로 단점 극복

먼저 배터리 용어를 이해하려면 배터리의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이차전지의 대명사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란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리튬이온(Li-ion)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형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음극재는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좌우한다.

배터리는 양극재 소재에 따라 크게 삼원계(NCM·NCA)와 LFP로 분류할 수 있다. 삼원계 배터리의 양극재는 니켈 등 총 3개의 원소로 이뤄져 있다. 니켈(Ni)·코발트(Co)·망가니즈(Mn)로 이뤄진 'NCM'과 니켈(Ni)·코발트(Co)·알루미늄(Al)으로 이뤄진 'NCA'가 대표적인 삼원계 배터리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NCM을, 삼성SDI가 NCA를 생산한다.

삼원계 배터리에서 니켈은 에너지 밀도를 높여 출력을 향상시키는 핵심이다. 코발트와 망간 또는 알루미늄은 니켈의 고밀도로 불안정해진 배터리 안정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삼원계를 탑재한 전기차는 주행 거리가 길고 전비와 가속 성능이 우수하다. 한국과 일본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이 개화한 2010년대 중반부터 삼원계 배터리 양산에 집중한 배경이다. 배터리 탑재 공간은 작지만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삼원계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가격이다. 특히 코발트는 전 세계 생산량 절반 이상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 생산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수급이 불안정하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 사용은 줄인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개발해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하이니켈은 삼원계의 고출력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췄다.

LFP 배터리는 니켈 중심의 양극재를 리튬인산철(LiFePO₄)로 대체해 값비싼 코발트를 아예 빼버렸다. 가격이 저렴해 CATL·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과 전기차 업체가 주로 쓰고 있다. 리튬인산철은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아 화재 위험이 낮고 배터리 수명이 긴 편이다. 이에 최근 부상하는 ESS용 배터리로도 제격이다. 그러나 낮은 에너지 밀도로 출력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중국 전기차들이 대체로 주행거리가 짧은 이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은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전기차에 넣는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개발했다. 통상 여러 개의 배터리 셀은 모듈에 담기고, 복수의 모듈은 하나의 팩으로 패키징해 전기차에 탑재하는데, 중간 단계인 모듈을 생략하고 셀을 직접 팩에 조립하는 게 셀투팩 기술이다. 생략된 모듈만큼 더 많은 셀을 넣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 거리를 끌어 올릴 수 있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 부스를 찾은 사람들이 2027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솔리드스택'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파우치형 폼팩터를 사용, 휴머노이드 로봇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저렴한 '원통'·고밀도 '파우치'·대세 '각'…차세대 '전고체', 안정성·밀도 다잡아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서는 원통형과 파우치형, 각형 등 3가지로 구분된다. 기본적으로 양극판과 음극판에 분리막과 전해질을 합쳐 생산하는 방식은 모두 동일하나 어떤 모양으로 포장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외형과 에너지 밀도, 기술 난이도, 생산 단가 등이 달라진다.

원통형 배터리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이 상용화하면서 시작된 가장 오래된 배터리 기술이다. 두루마리 휴지를 말듯이 양극과 음극을 돌돌 마는 와인딩 방식으로 생산한다. 많은 제조사가 표준화된 규격에 맞는 설비를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어 생산비가 저렴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 등 대부분의 글로벌 배터리 기업이 원통형을 생산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포일 주머니에 양·음극재, 분리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공간의 빈틈을 최소화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 또한 필름 재질의 포장으로 다양한 사이즈와 모양으로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정이 복잡해 생산 비용이 높은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파우치형을 생산한다.

각형 배터리는 양·음극재와 분리막을 쌓거나 감아 만든 젤리롤을 알루미늄 금속 캔에 넣고 뚜껑을 덮어 레이저로 용접·밀봉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단단한 알루미늄 캔 덕분에 외부 충격에 강하다. 셀 크기가 3가지 폼팩터 중 가장 크고, 필요한 용량에 맞게 셀의 크기를 키우기도 용이하다. 국내에선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에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CATL·BYD 등이 글로벌 각형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어 3가지 폼팩터 중 대세로 떠올랐다.

한편,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을 차세대 배터리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꼽힌다. 액체를 전해질(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이기에 외부 충격으로 인한 누수 위험이 없고 열적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 안정성이 높은 덕분에 기존에 공간을 차지하던 열 관리 시스템을 덜어내고 배터리 팩에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도 있다. '안정성'과 '고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은 이르면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SDI가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솔리드스택'을 개발 중이다. 비슷한 시기 CATL과 BYD, 일본 파나소닉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9년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으로 잡고 있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석자들이 SK온의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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