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만으론 성장 한계"…최태원, 사회적 가치 기반 모델로 전환해야

사회적가치연구원 '가치와 성장 포럼' 개최
"사회적 가치 측정·보상 모델로 저성장 돌파"

최태원 회장이 10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개최한 '2026 가치와 성장 포럼' 마지막 세션에 대담자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가치 기반 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기존의 국내총생산(GDP) 증가 위주의 성장 방식으로는 양극화와 사회적 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정량화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지난 10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저성장 돌파구, 설루션 변화'를 주제로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 등 학계와 정책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윤 장관과 대담에서 한국 경제의 저성장을 내수 부족과 사회적 비용 증가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최 회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복지와 갈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결국 경제 성장 자체를 제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앞으로는 경제 성장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성장 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핵심 과제로 '측정과 보상' 시스템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며 "SK가 지속해 온 사회적 가치 계량화 실험처럼 측정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포괄하지 못하는 기존 GDP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며 삶의 질과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포함하는 새로운 성장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과 윤호중 장관은 10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개최한 '2026 가치와 성장 포럼' 마지막 세션에 대담자로 참석했다..

윤 장관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윤 장관은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민간 혁신이 함께 작동하는 새로운 성장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제정 추진, 금융 지원 확대, 공공서비스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민간의 활동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장 구조 속에서 지속 가능하도록 협력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최 회장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안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의 10년 성과도 공개됐다.

SPC는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측정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구조다. 사회적가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468개 기업이 참여해 5364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총 769억 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됐다.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회적 성과를 3배 더 창출했고 미참여 기업 대비 매출이 평균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진행된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를 경고했다.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잠재성장률 하락을 지적하며 구조 개선을 통한 기초 체력 강화를 주문했고 임동균 서울대 교수는 소득 격차 확대가 GDP 감소로 이어진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해 온 기업 사례도 공유됐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인공지능 기반 순환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을 활용해 시민 참여와 보상 구조를 결합한 순환경제 사업 모델을 소개했다. 김정현 우주(WOOZOO) 대표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사업 경험을 설명하며 사회문제 해결과 기업 성장 목표가 동시에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가치가 성장의 조건이 될 수 있는지, 이를 제도와 구조로 작동시킬 수 있는지 모색하는 첫 발자국이 될 것"이라고 포럼의 의미를 부여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