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40→8척 호르무즈 해협 멈췄다…'대체 항만·항로' 찾기 어렵네
韓, 하루 약 170만 배럴 원유 공급 감소…HMM 5척 발 묶여
- 양새롬 기자,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원태성 기자 = 중동 사태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글로벌 해상 물류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자 업계는 대체 항만과 항로를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신규 계약 등이 필요해 시간이 다소 걸리는 상황이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평소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에너지 운송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루 평균 약 120~140척의 선박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운반하는 에너지 운반선이다.
한국 선박도 하루 10~20척 정도가 통행해 왔으며, 원유의 70%, LNG의 20%를 중동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68%가량(하루 약 170만 배럴)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해협 통과 선박 수는 평상시의 1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하루 통과 선박 수가 한 자릿수 수준으로 평시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해협 인근 해역에는 통과를 기다리며 대기 중인 선박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과 화물선 등 수백 척이 해협 주변 해역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선박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는 HMM 선박을 포함해 한국 선박 26척이 사실상 이동이 제한된 상태다. 이들 선박은 안전 문제로 해협 통과를 미루거나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해운사 HMM의 경우에도 선박 5척의 발이 묶였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지난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박들은 이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미국 군함이 없는 묘박지에 대기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안전한 묘박지로 선박들이 몰리면서 또 다른 위험도 제기된다. 대기 선박이 한꺼번에 늘어나면서 선박 간 충돌 사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전 위원장은 "(정부가) 기약 없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지켜볼 게 아니라, 청해부대를 파견해서 선박을 호송해 나온다든지 육로를 통해 송환을 먼저 하는 방안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선박 호위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HMM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호위한다고 해도 현재 상황에서 안전을 완전히 담보하기는 어렵다"며 "선박을 최대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시켜 대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선사들은 아예 항로를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당분간 중단하고 다른 항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의 경우 기존 계약돼 있던 남미나 아프리카 등에서 선적하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시작된 지 1주밖에 안 된 상황이라 호르무즈 해협 물량을 대체 하기 위해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컨테이너는 인근 대체 항만으로 기항을 변경해 하역한 후 육상 운송으로 연결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항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해협 인근 해역의 전쟁 위험이 커지면서 선박 보험료가 급등했고 일부 선사들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운항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선박 확보 요청이 늘더라도 실제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사태가 단기 출구를 찾지 못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운시장 역시 단순한 물류대란 수혜만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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