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했는데도 안 낫는다면"…고양이 난치성 구내염 치료법 논의

한국수의치과협회 2026 춘계 심포지엄

김세은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지난 8일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고양이 만성 구내염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발치했는데도 낫지 않는다면…"

고양이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구강 질환인 만성 구내염(FCGS)은 극심한 통증과 식욕 부진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수의 임상 현장에서도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치아를 모두 뽑는 전발치(Full-mouth extraction)가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치 이후에도 염증과 통증이 지속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치료가 쉽지 않은 고양이 만성 구내염의 진단과 치료 전략을 다각도로 논의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수의치과협회는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2026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수의사 약 200명이 참석해 임상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구강 질환 치료 전략을 공유했다.

정길준 한국수의치과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심포지엄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실제 치료 가이드라인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길준 한국수의치과협회 회장이 심포지엄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번 심포지엄은 특히 고양이 만성 구내염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고양이 만성 구내염은 심한 구강 통증과 식욕 부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전발치가 주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환묘에서는 발치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어 임상 현장에서 큰 고민거리로 꼽힌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고양이 만성 구내염의 병태생리부터 발치 술기, 면역조절 치료, 줄기세포 치료까지 다양한 접근법이 공유되며 임상 현장에서의 치료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세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개에서 발생하는 만성 구강 점막 질환(Canine chronic ulcerative stomatitis, CCUS)의 병태생리와 치료 접근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CCUS는 단순 치과 질환이 아닌 면역 반응이 관여하는 복합 염증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치주·점막·면역 반응이 상호작용하는 임상 증후군으로 상태에 따라 단계적이고 맞춤화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세은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고양이 만성 구내염의 면역학적 기전을 중심으로 질환의 병태생리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양이 만성 구내염은 단순 감염성 염증이 아니라 CD8 T 세포 중심의 과도한 면역 반응이 지속되는 면역 매개 질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치아와 치주에서 기원하는 만성 항원 자극과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이 질환의 핵심 축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김규민 지동범동물안과치과병원 원장이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구내염 치료의 골드 스탠다드, 발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발치 치료의 중요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강조하는 강의도 이어졌다. 김규민 지동범동물안과치과병원 원장은 "고양이 구내염에서 발치는 단순한 치아 제거가 아니라 질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외과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잔존 치근이 남아 있을 경우 발치 이후에도 임상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 수 있어 정확한 기술과 방사선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과적 치료 전략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최규환 태일동물치과병원 원장은 인터페론 오메가와 사이클로스포린 병용 치료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난치성 구내염 환묘에서 약 52%의 관해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치 이후에도 상당수 환묘에서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면역조절 치료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정욱 애니컴메디컬센터 원장은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주 원장은 "기존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묘에서 줄기세포 치료 후 통증 감소와 식욕 개선 등 임상 증상 완화가 관찰됐다"며 "난치성 구내염 환묘에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보조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현 동물치과병원메이 원장이 지난 8일 열린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동물보건사를 위한 구강관리 교육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와 함께 동물보건사를 위한 구강 관리 교육 프로그램(Tooth Brushing Instruction, TBI)도 진행됐다. 교육에는 약 70명의 동물보건사가 참여해 보호자 대상 구강관리 교육 방법과 실습을 배웠다.

권대현 동물치과병원메이 원장은 "칫솔을 연필 잡듯이 잡고 45도 각도로 잇몸과 치아 사이를 작은 원을 그리듯 닦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반려동물 양치 방법을 설명했다.

행사장에는 관련 기업 부스도 마련됐다. 유한양행은 반려동물 치주 질환 원인균을 분석하는 '파니마' 검사와 구강질환 신속 검사 키트 '덴펫 퀵 페리오', 구강 도포용 제품 '파로돈겔'을 소개했다. 한국마즈는 고양이용 구강 관리 간식 '그리니즈'를 선보였다.

유한양행이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열린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동물병원용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한국마즈가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열린 한국수의치과협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고양이용 구강 관리 간식 '그리니즈'를 선보였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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