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분할 발주' 변수…韓·獨 셈법 복잡해졌다

반대급부 기술이전·현지투자도 재조정해야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6 ⓒ 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 '분할 발주' 변수가 등장했다. 12척 잠수함을 한국과 독일에 6척씩 나눠 발주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예상되는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반대급부로 제시했던 기술 이전과 현지 협력 등도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12척의 잠수함을 각각 6척씩 한국(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독일(TKMS)에 나눠 발주하는 옵션을 검토 중이다. 최종 결정은 이르면 4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캐나다 '분할 발주' 왜? 리스크 분산 유리…운용 복잡성 숙제

캐나다 정부는 독일의 Type-212CD 잠수함 6척을 대서양 연안 초계에, 한국의 KSS-III Batch-II 잠수함 6척을 태평양 연안 및 인도·태평양 작전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캐나다 입장에서 분할 발주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정치적 균형을 맞추는 장점이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이라는 서로 다른 작전 환경을 고려할 때, 양측 설계를 각각 활용하는 구조가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산 수주와 연계한 산업 투자 유치를 통해 두 입찰국으로부터 모두 실리를 챙길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미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해 왔다.

그러나 잠수함 사업은 단순 장비 구매를 넘어 30년 이상의 유지·보수·정비(MRO), 교육·훈련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대규모 프로젝트다. 플랫폼이 이원화될 경우 승조원 교육, 부품 조달, 정비 인프라 구축 비용이 증가하고, 장기 MRO 체계도 별도로 운영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단일 수주 전제 흔들리나…조건 재조정 불가피

한국 입장에서는 분할 발주가 최선은 아니지만 수주를 현실화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CPSP는 한국 방산업계가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최대 규모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6척이라도 확보하면, 한국 잠수함이 북미 해군 전력으로 운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생산 일정 측면에서 부담이 완화된다는 분석도 있다. 12척을 단기간에 수주할 경우 국내 해군 물량과 병행해야 하는 생산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6척은 상대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규모라는 평가다.

다만 단점도 명확하다. 잠수함 사업은 초기 건조 계약뿐 아니라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MRO서 수익이 발생한다. 발주 수가 절반(6척)으로 줄어들면 이런 장기 수익도 절반으로 감소한다. 또 캐나다 해군의 단일 표준 플랫폼이 되지 못하면, 향후 개량 사업에서 주도권도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독일 모두 12척 단일 수주를 전제로 기술이전, 현지 투자, 산업 협력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 또한 조정이 불가피하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이 CPSP 수주와 관련해 캐나다에 수소연료전지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시한 상황이지만 이 역시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봐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달정책 및 방법은 캐나다 정부의 판단이자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