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캐즘 여파' 美 현지 투자 속도 늦춘다
시장 상황 변동에 사업 리밸런싱…출자기한 연장, 투자 유연성 확보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기한을 연장하며 미국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과 고금리, 정책 리스크를 감안해 사업 리밸런싱(재조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리하게 투자를 진행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출자 기한을 연장, 투자 유연성을 높였다. 다만 투자 속도 조절에 따라 수익 실현이 지연되고 사업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올해 3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던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법인에 대한 출자 기한을 2030년 3월 말로 연장했다. 총출자 금액은 11억7300만 달러 규모로 출자 종료 예정일까지 분할해 출자한다.
또 당초 올해 2월 말로 계획했던 ES 아메리카 법인 출자 2건의 기한을 2028년 12월까지로 정정했다. 총출자 규모는 11억600만 달러다. 이 역시 출자 종료 예정일까지 분할해 출자한다.
이들 출자는 북미 ESS 전지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한 수요 대응 및 고객 확보, 미주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 대응 등을 위해 각각 진행됐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사업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반영해 출자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생산시설 투자는 전년 대비 40% 이상 축소하고, 라인 전환 등 기존 자산 활용과 현금 흐름 관리에 집중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올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운영 효율화 등 그동안의 노력을 실질적 성과로 구체화하고, 치열한 집중을 통해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실도 리밸런싱이 필수인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 1415억 원, 영업손실 1220억 원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4분기 북미 생산 보조금(3328억 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4548억 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은 22조 72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6조 8990억 원) 대비 34.5%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수요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길 기다리는 것인데 자본 효용성 확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출자 기한 연장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차입 부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투자 여유를 재무 건전성 회복 기회로 활용하는 셈이다. 적자인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려면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
다만 출자 기한 연장으로 해당 프로젝트에서 나올 매출과 이익이 2~4년 지연돼 성장 모멘텀 역시 약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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