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체질 전환·승계 리스크 해소…LG 구광모號 'ABC' 전략 탄력
B2B 매출 비중 67% 돌파…승계 리스크 해소로 경영 안정
안정적 지배구조 위 펼치는 'ABC' 전략…'원 LG' 시너지 극대화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미래 성장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G그룹이 B2B(기업간거래) 중심 그룹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다 3년간 이어진 승계 리스크 역시 1심에서 승소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지배구조의 안정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확보되면서 LG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장·배터리·소재 등 기업 대상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며 그룹의 체질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구 회장이 강조해 온 'ABC' 중심의 미래 전략 역시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B2B 매출액은 127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67%를 넘어섰다. 2021년 63%에서 4%p 상승한 수치다. 사실상 그룹 매출의 3분의 2가 기업 간 거래에서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체질 개선의 선봉에는 전장(VS)과 배터리가 있다. LG전자는 B2B 매출 비중을 2021년 27%에서 지난해 36%까지 끌어올렸으며 2030년에는 45%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23%)을 기록 중인 LG전자 VS사업본부는 오는 3월 열리는 'MWC 2026'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하는 등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시장 리더십 굳히기에 나선다.
경영권 불확실성을 털어낸 점도 호재다. 최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세 모녀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장자 승계'의 정당성을 재확인했다. 3년간 이어온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구 회장은 외부의 흔들림 없이 중장기적인 대규모 투자 결정에 매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을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지배구조 안정과 B2B 수익 구조 확립은 구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ABC(AI·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의 강력한 엔진이 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다.
AI 분야에선 가전과 전장에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생성형 AI를 제조 공정에 적용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2B 중심 구조가 강화될수록 산업 현장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 설루션 확산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는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과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넓히고 있다. 이는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지배구조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환경 변화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클린테크는 배터리 재활용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 투자를 통해 ESG와 성장을 동시에 잡는다는 구상이다. 소재와 에너지 관리 설루션까지 확장될 경우 B2B 중심 사업 구조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특히 계열사 역량을 결집한 '원 LG'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메르세데스-벤츠 간의 2조 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 인도네시아에서의 1000억 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수주 등이 대표적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B2B 전용 플랫폼 'LG 씽큐 프로'를 통해 주거 단지 가전을 통합 관리하는 '운영 가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생태계 경쟁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속 분쟁이라는 사법적 부담을 털어낸 구 회장이 본인의 경영 철학인 ABC 전략에 그룹의 가용한 자원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B2B 사업을 통해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신사업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한층 견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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