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변경 봇물, 주주환원 확대 요구 커진다…주총 앞두고 '전운'
상법 개정안 시행 앞서 정관 변경하고 사외이사 대거 교체
주주환원 강화·거버넌스 개선 요구 목소리 더 커진다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안건들을 속속 확정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두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정관 변경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3차 상법 개정안에 반영된 자사주 소각 요구하거나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외이사 독립성이 기업 지배구조의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사외이사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경제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이사회를 열고 주총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18일, LG디스플레이, 한화오션은 같은 달 19일 주총을 소집한다. 3월 20일에는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기아㈜가 주총을 열며 같은 달 23일에는 LG전자, 24일에는 포스코홀딩스가 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주요 기업 주총에선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1~2차 상법 개정안 내용을 정관에 속속 반영할 예정이다. 1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문화하고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또한 상장회사 전자 주주총회를 의무화하고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했다.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의 기업에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했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오는 7월 23일 자로 독립이사 명칭 변경이 시행되고 9월 10일부터는 집중투표제 시행이 의무화된다.
삼성전자는 주총 안건으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관련 조문 정비 △사외이사의 독립이사로의 명칭 변경 관련 조문 정비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상향 관련 조문 정비 △전자 주주총회 도입 관련 조문 정비 △이사의 임기 조문 정비 등을 상정한다.
LG전자 역시 정관 변경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올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강화,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 인원 상향 등에 나선다.
기아도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의 건, 전자 주주총회 도입 관련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충실의무 확대 관련 변경의 건, 감사위원 구성 강화의 건, 사외이사 명칭 변경의 건 등을 부의할 예정이다.
올해 주총에선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의 주주환원 강화 및 이사회 구조 개편 등의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선 주총 시즌을 앞두고 42개 핵심 종목을 선정, 주주연대를 구성해 감사 선임 표 대결과 주주제안 등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를 위한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상법 개정 영향으로 주주연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됐다"면서 "법적 제도적 장치로 기업들이 주주연대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배당, 감사위원 분리 선출 문제 등에 있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커질 것"이라며 "반면 토종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은 예전보다는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 역시 주총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선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lign Partners Asset Management)은 코웨이에 3번째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자본구조 재정비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압박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배구조 측면에선 방준혁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역시 태광산업에 소액주주가 보유한 유통주식 23만주를 매입, 상장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KCC에도 삼성물산 지분 유동화, 자사주 소각 등을 촉구했다. 영국계 행동주의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에 LG에너지솔루션 지분 10%가량의 매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율촌 기업지배구조센터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프리뷰에서 주주 행동주의 등으로 격동의 주총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센터는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에 관한 주주제안을 상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등 공개적인 주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산운용사와 소액주주 역시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투자기업 대상에 대한 배당요구,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와 관련된 주주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정기 주총에선 사외이사의 대대적인 변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둔 까닭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50대 그룹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 1235명 중 44%에 달하는 543명이 올해 상반기 중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 중 103명은 법률이 정한 사외이사 최대 재임 기간(6년)을 모두 채운 상태라 교체가 불가피하다.
주요 그룹들은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글로벌 경영 전문가인 김주연 전 P&G 일본·한국지역 부회장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삼성물산은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 전 장관 선임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 체계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점검과 실효성 있는 조언으로 기업의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스코홀딩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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