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만 슈퍼 사이클, 이젠 옛말"…중소 조선사, 실적 회복 콧노래

HJ重·대한·케이, 중형 컨선·탱커 등 호황에 흑자폭↑
"탱커, 최고 선가 상회 가능…고마진 선종 확보 필요"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HJ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조선업 호황'에서 소외됐던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중형 조선사에 보다 적합한 중형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유조선) 선종도 호황을 맞이하면서 반전 모멘텀을 마련한 것이다.

중형 조선사들은 올해에도 수주를 이어가며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간 대형 조선사 그늘에 가려 부진했던 성적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HJ重 영업이익 825% 증가…대한조선 86%↑

19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097230)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5% 증가했다.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에서 "조선 부문의 매출 증가 및 이익 구조 개선"을 성장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HJ중공업은 2023년에 1088억 원 적자를 냈으나 2024년 73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 이익 규모를 큰 폭 개선했다.

대한조선(43926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에 비해 86% 늘어난 294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023년 359억 원, 2024년 1581억 원 등으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음 달 실적 발표 예정인 케이조선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케이조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이 847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전체 실적 112억 원보다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형 조선사들은 2020년대 초 시작한 업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도 불구하고 1~2년 전까지 부진한 실적에 신음해 왔다. 수주가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형 컨테이너선과 탱커(유조선) 등 수주에 집중하고 관련 선종 발주가 지속되면서 숨통을 틔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간 운임 상승으로 유조선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고, 대형에 비해 노후 선박 교체가 지연된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이어졌다.

조선사들은 유사 선종 반복 건조로 생산 효율성을 높여가며 실적 개선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대한조선은 탱커, 케이조선은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을 중점적으로 수주한다.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며 원가를 절감한 점도 실적 회복 요인으로 꼽힌다. HJ중공업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고부가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도 일부 수주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케이조선 전경.(케이조선 제공)
HJ重 올해 2+2 컨선 계약…대한조선 수주 1조 상회

중형 조선사들의 실적 성장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대한조선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3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가량 성장이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HJ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136.8% 높은 1589억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연초 수주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HJ중공업은 이달 3533억 원에 1만1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옵션 2척 계약도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도 수주하며 마스가(MASGA·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대한조선은 올해 15만 7000DWT(재화중량톤수) 수에즈맥스급 유조선을 총 8척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1조 195억 원에 달한다.

김대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조선에 대해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로 탱커 운임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는 탱커를 과거 최고 선가인 9000만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으로 수주하는 상황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J중공업에 대해 "올해는 2028년 인도 슬롯 수주를 확인해야 할 해"라며 "남은 슬롯을 컨테이너선으로 채울지, 고마진인 LNG벙커링선을 일부 확보할지에 따라 눈높이 상향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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