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中체리차 공장 유치 사활…LG엔솔 윈저공장 수혜 기대감
캐나다 산업부 장관 지난달 방중…BYD·체리차 경영진과 회동
체리차, 배터리 생산 기술 없어…공장 건립시 LG엔솔 공급 기회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에 자동차 생산 물량을 뺏긴 캐나다가 체리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공장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체리자동차가 실제로 캐나다에 공장을 건립하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캐나다 윈저공장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자동차·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수출용 전기차를 생산할 캐나다·중국 합작 전기차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그나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들이 이미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제는 캐나다에서 양국이 전기차를 함께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졸리 장관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 현지 전기차 업체인 BYD와 체리자동차의 경영진을 차례로 만났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연간 4만 9000여 대의 중국산 전기차에 한해 최혜국 관세(6.1%)를 부과하는 협정을 발표했다. 캐나다가 미국의 대(對)중 압박 정책에 동조하고자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지 약 1년 만에 통상 노선을 급선회한 것이다.
캐나다 정부가 중국 전기차 유치에 적극 나선 건 지난해 2월 출범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복귀) 정책으로 자동차 산업이 공동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 수출용 자동차를 생산하던 행태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에 무관세 혜택을 철회하고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GM과 스텔란티스는 각각 캐나다 공장 인력을 감축하고 지프 생산 재개를 철회, 캐나다 생산 물량 상당수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캐나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자동차 생산 공장을 유치하고 있는 데다, 중국 업체 입장에서도 미국·캐나다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를 우회할 수 있어 캐나다 내 전기차 공장 설립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BYD나 체리자동차가 캐나다에 공장을 건립할 경우 중국 완성차 업체로선 처음으로 북미 생산 거점을 갖추게 된다.
두 업체 중 한국 배터리 업계와 협력이 기대되는 곳은 체리자동차다. 체리자동차는 BYD·지리 등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달리 자체 배터리 생산 기술이 없다. 따라서 체리자동차가 캐나다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면 현지에 LG에너지솔루션 윈저공장이 체리자동차의 배터리 셀 공급을 맡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양사 간 공급 계약을 맺은 전례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체리자동차와 2030년까지 6년간 총 8GWh 규모(전가치 12만 대 분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46시리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셀 기업이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따낸 첫 번째 대규모 수주로, 계약 금액만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체리자동차와 캐나다 현지에서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게 되면 윈저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주(州)에 자리한 윈저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2022년 착공해 지난해 11월 가동에 들어갔다. 윈저공장은 연간 최대 45GWh의 배터리(전기차 50만 대 분량)를 생산할 수 있는 캐나다 최대 배터리 공장으로 세워졌다.
건립 당시에는 스텔란티스의 주요 전기차 모델에 NCM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미 지역 내 전기차 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스텔란티스가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양사는 이달 윈저공장 운영사이자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를 LG에너지솔루션의 100%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윈저공장 단독 운영을 통해 수요가 줄어든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내 전기차 공장이 세워진다면 그게 중국 업체이든 유럽 업체이든 상관없이 국내 배터리 셀 업체 중 유일하게 캐나다 내 생산 거점을 갖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캐나다 자동차 생산 물량의 상당수는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 업체의 미국 우회 수출을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용인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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