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지컬AI 열풍 "기대 과도"...유행 끝나도 '이 기술' 남는다

기술수준 대비 과도한 기대감...'두뇌'와 '손기술' 발전해야
中 기술력은 '세계최고'...품질력·서비스 최고일지 '두고봐야'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박해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 겸 기계공학과 부교수는 현재 증권시장에서 불고 있는 휴머노이드 내지는 피지컬AI 열풍을 두고 "현재 기술 수준에 비해 기대가 큰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열풍이 지나가도 발전을 이어갈 피지컬AI의 핵심 기술로는 '두뇌'와 '손 기술'을 꼽았다.

박 교수는 9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자신의 연구실에서 뉴스1과 만나 "인공지능(AI)이 상용화됨에 따라 기술의 확장을 위해선 물리적인 접촉이 수반되는 로봇이라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런 로봇의 형태 중 사람들이 가장 환호하는 것은 휴머노이드이기 때문에 자본이 그쪽에 쏠리는 건 충분히 이해된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간에 휴머노이드가 노동자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

박 교수는 "현재 휴머노이드가 그럴듯하게 움직이고 마치 실제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환경에서 더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수준에는 못 미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열풍이 식더라도 '손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다양한 형태로 산업 현장에 적용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박 교수는 "지금 로봇 손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잡았다 놨다 하는 것뿐이지만 우리가 손으로 해야 하는 작업은 문고리를 잡고 연다든지 스크루 드라이브를 잡고 나사를 조인다든지 다양하다"라며 "손 기술이 발전하면 휴머노이드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로봇 암에 달아서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을 두고는 미국과 대등한 "세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술력과 별도로 신뢰성이나 서비스 품질면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는 별도로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해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 겸 기계공학과 부교수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2.9./뉴스1

- 현재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수준은 어느 단계까지 왔다고 보는가.

▶ 아직은 개념을 현장에 한번 적용해 보는 단계인 것 같다. 이게 실제 현장에 투입돼서 기존에 있던 시스템이나 로봇만큼 성능이 나온다, 이건 아직 모른다. 그리고 이런 로봇들이 장기간 투입됐을 때 고장이 얼마나 잘 나는지, 오류가 얼마나 나는지 이런 건 아직 테스트가 안 돼 있는 상황이다.

- 휴머노이드 내지는 피지컬AI가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으면서 '거품론'도 따라붙는다. 공학자의 관점에서 거품이 꼈다고 보는가.

▶ 거품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기대가 현재 가능한 기술 수준에 비해서 큰 건 맞다. 근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AI 기술이 어느 정도 상용화되고 있고 굉장히 많이 쓰이고 있는데 그런 기술들의 확장을 위해선 물리적인 접촉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려면 결국에는 로봇이라는 형태로 나가야 할 테고 로봇 형태 중 사람들이 가장 환호하는 건 휴머노이드다. 그래서 그쪽에 (자본이) 쏠리는 건 충분히 이해된다. 근데 특정한 태스크에 있어서는 꼭 휴머노이드일 필요는 없다.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사족(로봇)도 있을 수 있다.

- 휴머노이드 열풍이 사그라들어도 지속 가능성 있는 기술이나 콘셉트가 있다면.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현재 AI 기술도 모자라지만 하드웨어 기술도 모자라다. 아직 잘 안되는 것 중 하나가 손 기술이다. 작으면서도 힘이 센 전기 모터 구동기를 손가락에 넣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은 조그마한 공간에 관절이 엄청 많다. 그래서 손이 아직도 다리에 비해서 성능이 안 좋다.

지금 로봇 팔에 달린 손 같은 경우도 대부분 잡았다 놨다 하는 그리퍼라는 그런 시스템을 쓰고 있다. 이거 아니면 석션이라고 해서 공기를 빨아들여서 부착한다. 그러니까 픽 앤 플레이스(Pick and Place), 들어서 옮기는 것만 하는 거다. 근데 손으로 해야 하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문고리를 잡고 연다든지 스크루 드라이브를 잡고 나사를 조인다든지 그런 걸 할 때 아직 손 기술이 부족해서 로봇이 사람보다 (업무를) 못하고 있다. 그런 기술이 발전하면 휴머노이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로봇 팔에 달아서 쓸 수도 있다.

- 한국에 비해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 인공지능 부분이나 하드웨어 부분이나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중국이 그렇게 된 거는 아주 최근 일도 아니다. 한 5~6년 전부터 그런 기미가 있었다. 그런데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시장에 나왔을 때 어느 정도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줄 것인지 그건 또 다른 얘기다. 내구성이 좋냐, 고장이 얼마나 안 나냐, A/S가 만족스럽냐, 오류 작동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이런 얘기다. 이런 거와 기술력은 또 다른 얘기다.

- 한국의 피지컬AI 글로벌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 피지컬 AI를 할 수 있는 재료도 충분하고 필요성도 충분하다. 필요성은 다른 나라보다 더 시급하다. 제조업 위주의 경제를 가지고 있는데 고령화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조선업이 굉장히 수주를 많이 했다고 하지만 만들 사람이 없다고 그런다.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피지컬AI 필요성이 훨씬 더 체감된다고 본다. 근데 기술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환경이나 인프라나 제도적 지원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엄청나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