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ESS 입찰 결과 이르면 이번주 발표…승부처 국내 생산·공급망
1차 삼성SDI 독주…LG엔솔 설욕·SK온 첫 수주 목표 경쟁 격화
산업 기여·안전성 확대…생산 능력·소재 국산화 변수 부상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정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 중앙계약시장 입찰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차 입찰에서 '국내 생산' 여부가 승부를 갈랐지만 지금은 배터리 3사 모두 국내 생산 체제를 갖춰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 1조 원 규모의 이번 ESS 입찰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터리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정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라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향후 글로벌 ESS 시장을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9일 배터리 업계 및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2차 입찰 결과는 이르면 설 연휴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차 입찰 당시에는 7월 4일 접수를 마감하고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에 약 3주가량이 걸린 셈이다.
2차 입찰의 경우 지난달 12일 접수를 마감했다. 1차 심사에 걸렸던 기간을 감안하면 설 연휴 이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도 2월 중 결과를 발표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사업이 당초 지난해 10월 공고될 예정이었으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NIRS) 데이터센터 화재로 한 달가량 연기된 만큼 정부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번 사업은 육지(500㎿)와 제주(40㎿) 등 총 540㎿ 규모로 진행된다. 앞선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6%를 수주했고 LG에너지솔루션이 24%를 확보했으며, SK온은 수주에 실패했다.
삼성SDI(006400)는 이번 입찰에서도 높은 수주 실적을 확보해 국내 ESS 시장에서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차 입찰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SK온은 약 30% 수준 수주 목표를 제시하며 경쟁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2차 입찰에서 평가 기준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평가 비중이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지고, 산업 기여도와 안전성 등을 포함한 비가격 평가 비중이 40%에서 50%로 확대됐다. 이에 배터리 3사는 입찰을 앞두고 국내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산업 기여도 확보에 집중해 왔다.
지난 1차 입찰에서 삼성SDI가 상대적으로 비싼 NCA 배터리로도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ESS용 배터리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이번 입찰에서도 기존 국내 생산 시설을 앞세워 산업 기여도 평가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 플랜트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며, SK온 역시 충남 서산공장에 ESS용 LFP 생산 체제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3사 모두 국내 생산을 내세운 만큼 각 기업이 제시한 생산 규모와 실제 생산 이행 가능성도 주요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국내 ESS 생산 능력은 약 15GWh 수준으로, 2차 사업 물량을 단독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SK온은 약 3GWh 규모의 LFP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약 1GWh 수준 초기 생산을 시작한 뒤 시장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량 확보 여부는 향후 공급 안정성과 사업 확장성에 직결되는 만큼, 각 사의 생산 계획 실현 가능성이 결과 해석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 국산화 역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국산 소재 비중이 높은 NCA 배터리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SK온은 LFP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핵심 소재를 모두 국내 업체에서 공급받는 구조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자본 비율 역시 컨소시엄 평가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가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를 돌파할 대안으로 ESS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국내 매출 기반 확보는 물론, 향후 빠르게 성장할 북미·유럽 ESS 시장 진출을 위한 신뢰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배터리 3사는 최근 전기차 캐즘 속에서 ESS 사업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하고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SS 사업 수주 실적은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시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입찰 결과가 향후 국내 배터리 업계 ESS 경쟁 구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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