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작년 1.7조 적자…올해 ESS 앞세워 '반전‘ 목표(종합)

5분기 연속 적자…4분기 ESS 최대 매출로 '반등' 신호탄
"올해는 턴어라운드" ESS 매출 50% 증가·전고체 기술 개발

삼성SDI 기흥 본사.(삼성SDI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김성식 기자 = 삼성SDI(006400)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위축 등 대외 악재로 인해 1조 7000억 원대의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적자 폭도 전 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SDI는 올해 ESS 미국 현지 생산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하반기 흑자 전환과 연간 턴어라운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캐즘'에 휘청…4분기 ESS, 분기 최대 매출로 실적 견인

삼성SDI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13조 2667억 원, 영업손실 1조 7224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0% 감소했으며, 3633억 원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5755억 원이었던 순이익도 5849억 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변화와 전략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부진이 꼽힌다.

하지만 분기별 흐름을 보면 희망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 8587억 원으로 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대비하면 26.4% 늘었다. 영업손실은 2992억 원으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나,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땐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SDI의 4분기 실적 방어의 핵심은 ESS 부문이었다. 실제 4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8.4%,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조 622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ESS용 배터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SDI는 현재 유일한 비(非) 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로서 삼원계(NCA) 기반의 SBB 1.7,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SBB 2.0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ESS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올해는 턴어라운드 원년"…LFP·전고체 등 미래 기술 '승부수'

삼성SDI는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도 ESS가 핵심이다. 각형 LFP 배터리를 적용한 SBB 2.0을 미국에서 생산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용 및 무정전 전원장치(UPS)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오재균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이날 개최한 2025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에 대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제외하면 분기별 개선을 상정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ESS 매출에 대해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이라며 북미 현지 양산 본격화로, 관세와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내 ESS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전력 수요 증가 속 논(NON) 차이나 배터리가 요구되고 있다"며 "당분간 공급과잉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LFP와 미드니켈 등 보급형 제품의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탭리스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하이브리드(HEV) 프로젝트 공략에 나선다. 앞서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 협력을 체결하고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 만큼, 차세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보폭도 넓힌다.

지난해 운영 효율이 떨어진 헝가리 공장에 46파이 라인을 구축하고, 일부 라인을 LFP(리튬·인산·철)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공법 개조를 진행해 운영 효율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피지컬 인공지능 기술 적용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 고밀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미래 투자에도 나선다.

박종선 삼성SDI 배터리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올해 내로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대한 캐파(CAPA·생산량)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 모든 전고체 배터리는 "계획된 일정에 맞춰 상용화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고객 대응 속도 향상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이지만, AI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ESS 시장 성장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