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론 확산, 낸드 '왕의 귀환'…SK하닉 '최대 실적' 숨은 조력자
낸드 영업이익률 30% 추정…분기매출 4.89조→7.55조, 54%↑
데이터 고속 입출력 eSSD 수요↑…낸드 5위 샌디스크도 반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던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인공지능(AI)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읽어오는 것이 더 중요해졌고 낸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낸드 가격이 뛰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용 eSSD 제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eSSD라는 두 개의 엔진을 장착하게 되는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가 2025년 4분기 19조 1696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는 낸드의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투자증권은 "D램 실적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낸드에서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낸드 영업이익률을 30%로 추정했다. 68%로 추정된 D램 영업이익률보다는 낮지만, 전 분기 낸드 추정 영업이익률(0%) 대비 놀랄 만한 개선을 이뤘다.
낸드 실적의 개선은 고부가 제품인 데이터센터용 eSSD 제품의 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 분기 대비 낸드 비트 출하량은 10% 초반 상승했지만, 평균 판매가격(ASP)은 30% 초반 상승해 D램 ASP 증가율(20% 중반)을 앞섰다.
지난해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 24조 4490억 원 중 낸드 비중은 23%로 약 4조 8900억 원이었는데, 4분기에는 매출 32조 8270억 원 중 낸드 비중이 23%, 약 7조 5500억 원에 달했다. 낸드 매출이 한 분기 만에 약 54% 급증한 것이다. 연간 기준 낸드 최대 매출이다.
AI 모델을 구축하는 학습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추론 단계가 본격화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속도가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짓게 됐다. 또 제한된 데이터센터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용량 SSD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앞세워 고용량 SSD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당시 세계 최대 용량인 122TB(테라바이트)를 구현한 QLC(쿼드레벨셀) 기반 eSSD 신제품을 출시했고, 지난해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했다.
송창석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담당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는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넘어 AI 연산의 흐름을 직접 지원하는 스토리지 설루션으로 구조를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며 "AI가 데이터를 더 정밀하고 빠르게 활용하려는 변화는 데이터의 고속 입출력을 지원하는 고성능·고용량 eSSD 수요를 구조적으로 폭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스토리지가 주변장치 수준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최근 언급되는 콘텍스트 메모리 환경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I/O 서버 구조에서는 연산 파이프라인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장치로 변화하고 있다"며 "High-IOPs(초고성능) SSD 개발로 미래 기술을 미리 준비하고 기술 리더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낸드로 웃은 기업은 SK하이닉스뿐만이 아니다. 낸드업계 5위인 미국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30억 25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26억 7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6.20달러로 시장 예상치(3.4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04%에 달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6%, 직전 분기 대비 64% 증가했다. 고성능·고용량 SSD 채택이 빠르게 확산된 결과다.
괴클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AI가 스토리지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낸드가 더 이상 전형적인 경기순환형 제품이 아니라 AI 인프라의 필수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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