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결정 파장…경제계, 인건비 급증·경영 위축 우려 '한목소리'

대법,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 임금 인정… 재계 전반에 '불똥'
"경영 변수 근로 대가로 보나"… '법적 불확실성' 우려 확산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2026.1.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박기호 최동현 기자 = 대법원이 삼성전자(005930)의 '목표 인센티브(TAI)'를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놓으면서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당장 경제계는 퇴직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유사한 소송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업의 재량 영역으로 여겨졌던 성과급 체계가 법정 임금의 테두리로 편입되게 됐다. 기업들은 지금 운영 중인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손질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 임금 인정… 기업 문제 넘어 재계 전반에 '불똥'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이날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목표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목표 인센티브가 취업규칙 등에 따라 정기적·계속 지급돼 왔으며 그 지급 의무가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가 낸 부가가치에 따라 지급 규모가 결정돼 근로제공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경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 현대해상화재보험, LX판토스, 한국유리공업, 발레오전장, 한화오션(042660) 등 다수 기업의 유사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하급심마다 판단이 엇갈리며 혼선을 빚어왔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이 향후 진행될 타 기업 재판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후속 판결들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5.12.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영 변수를 근로 대가로 보나"… 경제계, 비용 급증·경영 위축 우려 '한목소리'

경제계는 이번 판결이 가져올 인건비 부담 급증과 인센티브 제도의 위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고정적인 퇴직금 증액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이 향후 성과급 지급 자체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관계자는 "경영성과급은 기업의 성과를 재량적으로 분배하는 보상임에도 이번 판결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시장 상황 등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임금성 판단에서 더 고려됐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 역시 "목표 인센티브 평가 항목인 재무성과 등은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됨에도 이를 근로 대가로 본 점은 간과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법 판결이 나온 이상 대규모 기업일수록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당장 대책을 세우기에는 이른 시점이나, 향후 발생할 추가 비용에 대한 대응책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소송을 진행 중인 업계 관계자도 "기업별로 지급 형태가 달라 사안별로 지켜봐야겠으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경영 실적과 직접 연계된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성이 부인돼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인센티브가 평균임금화되면 기업들이 지급에 몸을 사리게 되고 결국 구성원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게 됐다"며 "예측하지 못한 판결에 따른 비용 증가는 기업 경영 전반을 위축시키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