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바꿔서 살렸어요"…난치성 장질환 비숑에 희망 준 수의사
[인터뷰]고려동물메디컬센터 박소영 원장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단백소실성 장병증(PLE)을 앓던 비숑프리제 '까꿍이'는 최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난치성장질환센터에서 식단 변경 중심의 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기존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던 중 간 수치 악화까지 겪으며 치료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까꿍이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부산에서 청주까지 올라와 치료받았다.
까꿍이의 치료 과정은 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는 입원 초기 낯선 환경으로 긴장하던 까꿍이가 의료진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서 점차 안정을 찾고, 변 상태와 식욕이 개선되는 모습이 담겼다. 병원 측은 장생검 없이 식단 조절부터 적용해 치료를 시작했다. 그 결과 스테로이드 복용량을 극소량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27일 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최근 난치성장질환센터에 까꿍이처럼 만성장병증, PLE, 염증성 장질환(IBD), 장 림프종 등 치료가 까다로운 소화기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환견·환묘)가 전국 각지에서 늘고 있다.
박소영 고려동물메디컬센터 난치성장질환센터장은 "난치성 장질환은 약 하나, 식단 하나, 수술 하나로 끝나는 병이 아니다"며 "시간을 들여 환자의 변화를 읽고, 원인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센터장은 난치성 장질환 치료에서 식단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보호자가 식단을 약의 보조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식이 조절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장 점막에 들어오는 자극을 줄이고, 림프관과 흡수 경로의 부담을 조절하며, 저알부민과 체중 감소를 안전하게 회복시키는 핵심 수단이 바로 식단"이라고 말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식단을 정하기 전, 보호자가 작성한 문진표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먹어온 모든 식이와 간식, 영양제, 약물, 그리고 각각의 반응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설사, 점액변, 구토, 피부 알레르기 여부는 물론, 어릴 때부터 반복돼 온 소화기 증상 패턴까지 종합해 환자 맞춤형 식단을 설계한다.
그는 "식단은 장 점막에 들어오는 자극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며 "약만으로는 근육량과 체력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먹여서 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단이 적절히 설계되지 않으면 약물 용량이 불필요하게 높아지다 부작용과 재발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식단은 처방식 기반, 처방식과 보조식 혼합, 자연식 기반 중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된다. 병원 내 표준화된 레시피와 조리·보관·위생 프로토콜을 통해 입원 환자에게도 즉시 적용된다. 환자의 수치 변화와 변 상태, 식욕에 따라 식단은 실시간으로 조정된다.
박 센터장은 "환자를 위한 식단은 요리가 아니라 의료 행위의 일부"라며 "모니터링과 해석, 식단 조정이 같은 팀 안에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난치성 장질환 환자 상당수는 저알부민으로 인한 저혈압, 부종, 흉수, 혈전, 신경 증상 등 전신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난치성장질환센터와 간담췌센터, 중환자센터가 유기적으로 협진해 장·간·담도·췌장을 하나의 임상 문제로 묶어 관리하고 있다.
박소영 센터장은 "난치성 질환 치료에는 빠른 정답보다 기다림과 반복 평가가 필요하다"며 "그 시간을 보호자가 막연히 불안하지 않게 치료의 흐름과 다음 단계를 구조화해 설명하고 보호자와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치성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포기나 절망을 의미하지 않도록 환자와 보호자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에 맞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내용은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펫피플]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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