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다시 25%?…韓 산업계 "충격, 작년 악몽 떠올라" 초긴장

개별 기업 차원 대응보다 정부 대응 주시
반도체 관세 영향 '주목'…현대차·기아, 앉아서 5조 날릴 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매긴 상호 관세율이 적힌 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04.02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충격적인 소식이다. 일단은 정부 간 협상 등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

경제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로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등 품목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발(發) 고율의 관세 부과로 한 차례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를 조기에 끌어내기 위한 압박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면서 한미 간 관세 합의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란 기대 섞인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는 미국과의 합의(deal)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2025년 7월 30일 양국 모두에 유익한 훌륭한 합의에 이르렀고, 2025년 10월 29일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 조건들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국회는 왜 이를 승인하지 않았나?"라며 "한국 국회가 자신들의 권한인 역사적인 무역협정(Trade Agreement)을 입법화(enact)하지 않았기에, 한국에 대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다른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했다.

트럼프 관세 폭탄에…작년 악몽 떠올린 韓 산업계

소식을 접한 경제계는 관세 악몽이 다시 시작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작년 관세 문제로 힘들었던 시기를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최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품목들에 대한 관세가 인상된다면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년 동안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불확실성에 신음했다. 지난해 초부터 경제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말 한마디에도 주목하면서 분석하기에 바빴다. 작년 10월 말 양국의 관세 협상 합의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종료됐다고 봤지만 비슷한 상황이 다시 조성되자 비상에 빠진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말이나 상황을 뒤집는 상황이 있을 때마다 우리 기업의 속은 타들어 갔다. 지난해 7월 말 미국이 설정한 협상 시한 종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양국이 15%로 상호 관세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나라가 약속한 3500억 달러의 구체적인 투자처를 협상 요약문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재차 진행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하자 경제계에선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국 의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비롯해 자동차 등 품목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명확한 부과 시점이 제시된 것은 아니어서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한국의 대미 무역에 극도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등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최혜국 대우' 반도체 관세 영향?…일단 정부 대응 주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현재 거론되는 반도체 관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대만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지만 이번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는 까닭이다.

작년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 업계가 가장 큰 충격에 빠졌다. 관세가 25%로 인상되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날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관세 10%포인트(p) 인상 시 추가 영업비용이 현대차는 3조 1000억 원, 기아는 2조 2000억 원이다.

경제계는 일단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이 아니기에 우리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 차원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정부와 국회의 적절한 대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법안 발의 및 심의 절차를 거쳐 2월에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관세 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직접 미국을 찾아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