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 개막…반도체·방산 '쾌청' 배터리·석화 '흐림'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 실적 발표…업종별 희비 교차
29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나란히 실적 발표
- 박기호 기자, 김종윤 기자, 박기범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김종윤 박기범 박종홍 기자 =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을 비롯해 전력, 조선, 방산 업종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 기업들도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가 계속되는 배터리 업계를 비롯해 석유화학 업종 등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한다. 지난주 삼성전기에 이어 LG이노텍이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또한 정유업계 빅4 중 한 곳인 에쓰오일(S-OIL)도 이날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27일에는 LS일렉트릭, 28일에는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29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30일에는 LG전자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반도체 업종은 유례가 없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3조 원, 영업이익은 20조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208.2%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0조 원대, 영업이익은 최대 18조 원가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사업이 유례가 없는 초강세장에 진입한 영향이다.
국내 주요 부품사들 역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23일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 9021억 원, 영업이익 2395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108.2% 급증했으며 작년 매출은 11조 3145억 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LG이노텍은 이날 오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G이노텍의 작년 4분기 매출은 7조 6254억 원, 영업이익은 3708억 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58%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폰 17 흥행 효과로 호실적이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 원대 후반에서 2조 원대의 영업이익이,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5배 이상 증가한 4209억 원으로 추산된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일진전기 등 전력기기 업계 역시 AI 인프라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전력망 증설이 이뤄지면서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초고압 변압기, 데이터센터용 배전 설비 주문이 폭증했으며 수주잔고도 2028년 치까지 찬 상태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분기 1조 1397억 원, 영업이익은 2818억 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72%, 69.43% 증가한 수치다. LS일렉트릭은 매출액 1조 4086억 원, 영업이익은 1083억 원, 효성중공업은 매출액 1조6666억 원, 영업이익은 2079억 원으로 추정된다. 효성중공업은 영업이익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7.2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는 30일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조선사들은 지난해 4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 16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1% 늘어날 전망이다. 2분기 연속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811억 원으로 125.5%, 삼성중공업은 3076억 원으로 76.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의 경우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이 9201억 원에 달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방산업계 역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분기 1조 1749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1조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32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0%,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139억 원으로 170.4%, LIG넥스원은 706억 원으로 14.4%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매출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관세 손실 여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9일, 기아는 28일 작년 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각각 48조 1806억 원, 28조 505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합산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76조 6861억 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한 합산 4조 5527억 원(현대차 2조 6619억 원, 기아 1조 8908억 원)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 여파로 연간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모든 업종이 좋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업계는 우울한 실적이 예상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6조1415억 원 영업손실 122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8%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45.9% 줄었다. 직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0.3% 감소했다.
삼성SDI와 SK온도 적자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7% 줄어든 3조5035억 원, 영업손실은 3076억 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업손실은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SK온은 비상장사로 별도 컨센서스가 집계되지 않으나 업계에서는 4분기 3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판매 부진 속 미국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 등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30일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데 작년 4분기에 109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 관세, 계절적 비수기, 전사적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라는 '삼중고'가 맞물렸다. 비록 LG전자가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지만 업계에선 4분기 실적을 '빅 배스(Big Bath, 일회성 비용을 한 번에 털어내는 행위를 지칭하는 회계 용어)'로 보고 올해 강력한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
작년부터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 역시 실적 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계절적 비수기, 글로벌 수요 둔화에 계속되는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이다. LG화학의 석화 부문은 작년 4분기 1000억 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2825억 원의 적자가 관측되며 한화솔루션도 적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의 4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업은 원가율 개선 노력과 자체 사업 효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78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1조 7334억 원의 영업손실을 털고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도 전년 동기 대비 183.1% 증가한 113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건설사들은 원가율 부담 지속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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