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도 AI 적극 활용해야...재방문 원동력은 신뢰·공감"

이종찬 메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KBVP 특강

이종찬 메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는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국임상수의학회 신년 모임에서 AI 주제 강의를 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최근 업계에 AI(인공지능) 바람이 불면서 동물병원도 이를 적극 활용해야 진료를 더 잘 보고 보호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이종찬 전주 메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국임상수의학회(KBVP, 회장 김현욱) 신년 모임에서 'AI를 활용한 진료 스킬 향상:진단에서 소통까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종찬 수의사는 "예전에는 환자(환견, 환묘)당 진료 시간이 20~30분 정도였다면 최근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40~50분으로 늘어났다"며 "지금 AI가 필요한 이유는 대체가 아닌 생존과 효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수의사에 따르면 데이터가 폭증하면 진료 차트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AI에게 맡기면 수의사가 타이핑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반려동물, 보호자와 눈을 맞추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질문이 곧 진료 실력"이라며 AI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할 것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강아지 구토 약 뭐 써?"라는 단순 질문보다 "5㎏ 몰티즈(말티즈) 5세 강아지인데 췌장염을 앓고 있다. 구토를 하는데 어떤 약 써야 할까"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도움이 된다.

이 수의사는 "동물병원 재내원율의 핵심 동력, 진료와 수술로 이어지는 힘은 신뢰에서 나온다"며 "AI를 활용하고 보호자와 교감지수가 높다면 단순 방문자가 아닌 진료의 연속성을 믿는 '평생 고객(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와 심리학을 연결한 시너지 효과를 언급했다. 수의사와 보호자 간 이성적 신뢰를 넘어 감성적 연결도 강조했다.

그는 "보호자는 수의사의 '실력이 좋다'에서 '내 편'을 원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신뢰가 더 중요해진다"며 "보호자는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넘어 환자의 완쾌를 나보다 더 기뻐하는 수의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수의사는 "데이터·분석·진단과 같은 기술은 차갑게, 눈맞춤·공감·안심과 같은 소통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며 "AI가 발달하면 결국 손기술이 뛰어나고 소통을 잘하는 직업이 살아남는다. 감동을 주는 진료를 위해 심리학적 스킬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타기팅으로 소통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그는 '선 공감, 후 설명'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성적 해결책보다 교감을 우선해야 마음의 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탈수 증상이 있으니 수액 처치가 필요합니다"라는 딱딱한 대화보다 "아이가 어지러워서 많이 힘들 거예요. 수액을 맞고 좀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는 공감 어린 대화가 필요하다.

다만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니 완전히 의존하지 말고 기본적인 것을 알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AI에게 역할을 부여해서 논문은 원문을 요구하고, 결과물은 전문가의 지식으로 크로스 체크해야 한다"며 최종 판단은 수의사의 몫이라고 전했다.

이종찬 수의사는 "AI가 못 해주는 것을 해 주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며 "지시형 의사에서 동반자형 의사가 돼야 한다. AI와 심리학의 시너지는 반려동물의 행복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여러분의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손을 한번 더 잡아줄 시간을 벌어주는 도구"라고 덧붙였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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