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갈등에 흔들리는 美-EU 동맹…K-방산 '기회'
트럼프 '무력 사용 않겠다' 선언에도 유럽서 美 안보 회의론 확산
유럽, 자체 방위력 강화…빠른 납기·가성비 앞세운 K-방산 매력↑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그린란드 갈등이 겉으로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유럽 내에서 미국 안보 우산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며 자체 방위력 강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방위산업(K-방산)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린란드 확보가 미국의 핵심 안보 사안임을 강조하면서도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덴마크와 정면충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하지만, 그린란드 논란 이후 미국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더 이상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 간의 관계는 급속하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동맹국이 동맹국을 공격하려 했다. 유럽인들에게 장기간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럽 주요국에서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재무당국이 "유럽은 결국 미국 안보 우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오히려 유럽 내 경계심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유럽에서는 자체 방위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압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국방예산을 확충했는데, 이제는 미국의 압박을 넘어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분위기는 K-방산에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위력 증강이 시급한 상황에서 빠른 납기, 가격 대비 성능, 실전 운용 경험을 입증한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K-방산은 2022년 폴란드와 124억 달러(약 17조 7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과도 잇따라 계약을 맺으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들 국가는 납기 경쟁력과 가성비 측면에서 한국 방산의 강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산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4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30% 이상 증가했다.
다만 리스크도 뚜렷하다. EU는 역내 방산 자립을 위해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고, '유럽안보행동'(SAFE)을 통해 역내 부품 비중 65% 이상을 대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바이 유러피안' 정책을 제도화하는 움직임이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역시 고강도 철강 등 방산 핵심 소재의 원가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가 NATO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캐나다가 잠수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안보 지형 변화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유럽이 단기간 내 전력을 보강해야 하는 만큼 K-방산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구조화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KAI 등 방산 4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이던 지난해 5조2000억 원을 넘어 6조 원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EU 갈등은 단기 변수로 보이지만, 유럽 안보 질서 재편이라는 중장기 흐름 속에서 K-방산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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