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은 달리는 디스플레이"…삼성·LG, SDV 시대 전장 경쟁 '총력전'

삼성 '디지털 콕핏' vs LG 'AI 캐빈'…차량 경험 주도권 확보 '총력'
전장 생태계로 전선 확장…프리미엄화 경쟁 본격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LG전자 사전 부스투어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과 LG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를 맞아 전장 기술 주도권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주행 성능을 넘어 '차 안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경험하느냐'가 완성차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두 회사의 승부처도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로 빠르게 이동하면서다.

삼성은 오디오와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 전략을, LG는 인공지능(AI) 기반 캐빈 플랫폼과 고급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경쟁은 단순 패널 공급을 넘어 전장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삼성 '디지털 콕핏' vs LG 'AI 캐빈'…차량 경험 주도권 경쟁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장 자회사 하만과 삼성디스플레이를 양축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오디오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만은 최근 차량 내 오디오·통신 설루션 '하만 레디 스트림쉐어'를 공개하며 차량을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지능형 미디어 허브'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했다. 탑승자 각자가 개인 기기를 연결해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차량 내 소통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도 삼성의 행보는 공격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6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 콕핏’ 데모 키트를 통해 34형 6K 초대형 와이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선보였다. 초슬림 베젤과 자유로운 곡면 설계가 가능한 OLED의 강점을 활용해 자율주행 정보, 인포테인먼트, AI 그래픽을 하나의 대화면에 통합 구현하며 프리미엄 차량 실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LG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SDV를 넘어 AIDV(AI-Defined Vehicle)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CES 2026에서 LG는 투명 OLED, 벤더블 무빙 디스플레이, AI 캐빈 플랫폼을 공개하며 차량과 탑승자를 연결하는 중심 인터페이스로서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사장)은 CES 현장에서 "탑승자 상태와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디스플레이가 이동 경험의 질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는 차량과 사람을 연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라고 강조했다. 정보 표시를 넘어 안전·편의·엔터테인먼트를 통합하는 AI 허브로 진화한다는 설명이다.

하만이 청취 공유와 자동차 내부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용 오디오·통신 설루션 '하만 레디 스트림쉐어'를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하만 레디 스트림쉐어'를 이용하는 모습. (하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패널 경쟁 넘어 전장 생태계로…프리미엄화 경쟁 본격화

최근에는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전장 생태계로 전선이 확장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차량용 OLED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슬림 베젤과 비정형 설계가 가능한 OLED 특성은 고급 스포츠카와 프리미엄 전기차의 실내 차별화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차량 디자인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완성차 업계의 관심도 크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듀얼뷰 OLED와 보안·인증 경쟁력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전시와 글로벌 완성차·전장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전장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 실내가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재편되면서 디스플레이 경쟁이 단순한 부품 성능 싸움이 아니라, 누가 전장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디오와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AI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차량의 가치가 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은 이제 패널 기술을 넘어 전장 생태계 주도권 경쟁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삼성과 LG 모두 중장기 관점에서 기술과 고객 기반을 동시에 넓히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