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노태문 "AI=필수 인프라" 한목소리…반도체 호황 예고
젠슨 황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프라 구축…수조 달러 투자"
노태문 "지향점은 공부 안해도 쓰는 AI"…AI 서버, 전년比 28% ↑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엔비디아와 삼성전자(005930) 수장이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전기, 도로와 같은 인프라로 규정, 반도체의 장기 호황을 예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거시적 성격의 AI 인프라를 강조했다면,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AI가 일상에 공기처럼 녹아드는 미시적 '사용자 경험'을 강조했다. AI가 필수 인프라로 확산함에 따라 반도체 수요 역시 과거의 부침을 반복하던 사이클을 벗어나 구조적인 장기 호황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열린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의 대담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도로와 전력망을 갖추듯, 이제는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인프라 구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거품론을 일축하면서 AI 산업을 '5층 케이크'에 비유했다. 그는 "맨 아래 에너지부터 칩,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 마지막 애플리케이션까지 5개의 층이 유기적으로 쌓여야 비로소 가치가 창출된다"며 "지금 전 세계는 이 거대한 케이크를 굽기 위해 오븐을 만들고 기초 공사를 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버린 AI(AI 주권)' 개념을 통해 투자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황 CEO는 "데이터는 그 국가의 언어와 문화, 지식을 담은 천연자원과 같아 타국의 클라우드에 맡길 수 없다"며 "모든 국가는 자신의 데이터를 지능으로 변환할 자체 공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 빅테크 중심의 투자를 넘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도로와 전력망을 깔듯 자체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CEO는 "이 작업에는 수천억 달러가 아니라 수조 달러의 물리적 투자가 필요하고, 이것이 반도체와 인프라 산업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황 CEO가 국가 산업적 차원에서 AI 인프라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다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일상에서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용자 경험을 지향점으로 삼아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사장은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AI가 사용자의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노 사장은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업계의 진정한 과제는 사용자의 AI 문해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공부 없이도 누구나 쓸 수 있는 AI를 설계하는 것"이라며 도로, 전기, 수도를 이용할 때 작동 원리를 고민하지 않듯, AI도 사용자의 일상에 보이지 않게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온디바이스 AI' 전략과 직결된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기반의 AI뿐 아니라 스마트폰, TV, 차량, 가전 등 다양한 기기에 AI를 탑재해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노 사장은 "다수에게 기본 경험이 되려면, AI는 더 많은 기기와 더 많은 사람에게 일관된 고품질의 경험을 제공하며 도달해야 한다"며 "AI가 더 많은 사람에게 편안하게 사용되려면 사용자가 별도로 학습할 필요가 없을 만큼 직관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와 기업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는 개인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흐름이다. 실제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고, 그에 따른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AI 서버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 늘어날 전망이다. AI 서버 증설을 주도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북미 5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올해 자본 지출은 전년 대비 4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CSP는 AI 확산 초기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AI 서버를 활용해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주력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추론 서비스로 중심이 이동했다. 특히 구글과 MS는 각각 제미나이, 코파일럿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추론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범용 서버 구매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따라 메모리 기업들도 기존의 HBM뿐 아니라 추론에 특화된 맞춤형 반도체(ASIC)에 탑재되는 GDDR7, 고성능 DDR5 등 다양한 제품의 수요 증대가 예상된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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