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브랜드' TCL·소니 동맹…프리미엄 TV 삼성·LG '위협'

TCL 51%·소니 49% 합작사…TCL 생산력에 소니 브랜드 결합
TCL 매출 점유율, LG 넘고 2위…OLED 진출 교두보될 듯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일인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TCL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일본 소니가 TV·오디오 사업부를 분사해 중국 TCL과 새로운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경영난을 겪던 TV 사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던 소니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TCL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양사의 협력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TCL은 전날(20일) 소니의 홈 엔터테인먼트(TV·오디오) 사업을 분사해 합작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합작사의 지분은 TCL이 51%, 소니가 49%를 보유하며 경영권은 TCL이 쥐게 된다. 양사는 오는 3월 말까지 확정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4월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작회사는 TV와 홈 오디오 제품의 개발·설계부터 제조·판매·물류까지 글로벌 통합 운영을 담당한다. 소니는 기존 브랜드인 '소니'와 '브라비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TCL의 세계적 사업 기반과 비용 경쟁력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호령하던 소니 TV, 60년 제조 역사 마침표

소니는 1960년대 CRT(브라운관 TV) '트리니트론'으로 세계 TV 시장의 표준을 제시했고 수십 년간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000년대 액정표시장치(LCD) 전환에서 뒤처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주도권을 내줬다.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줄곧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소니는 지난 2014년 TV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며 입지가 좁아지자 결국 '브랜드'만 남기고 TCL에 제조를 넘기는 출구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TCL, 일본 점유율 수직 상승…삼성·LG 추격

TCL은 이번 동맹으로 일본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두 배 수준으로 높이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 TV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중국 하이센스 41.1%(레그자 25.4%, 자체 브랜드 15.7%), 샤프 20.6%, TCL 9.7%, 소니 9.6%, 파나소닉 8.8%, 기타 10.2% 순이다.

2016년 대만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하고, 2017년에는 하이센스가 일본 내수시장 1위 도시바(브랜드 레그자)를 인수하며, 일본 TV 시장은 사실상 중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게 됐다.

TCL과 소니 합작사가 출범하면 TCL과 합작사의 합산 점유율은 19.3%까지 뛰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TCL과 소니의 동맹은 위협적이다. 이미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TCL(14.3%)이 삼성전자(17.9%)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소니(1.7%)와 합산 시 점유율 16.0%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29.0%)가 TCL(13.0%)과 격차가 더 크지만, 소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중심으로 출하량 대비 매출(4.2%)이 높아 합산 시 17.2%로 LG전자(15.2%)를 넘게 된다.

소니 합작으로 OLED 진출 교두보…프리미엄 존재감↑

특히 이번 TCL과 소니의 합작은 TCL이 OLED TV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소니는 OLED 패널을 한국 패널사로부터 수급하지만, 화질을 결정하는 칩셋과 영상 처리 알고리즘 등에서는 여전히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TCL의 생산기술이 뒷받침할 경우 OLED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화질 노하우가 TCL의 물량 공세와 결합하는 시나리오는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앞서 샤프나 도시바가 인수된 이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선례가 있어 실제 영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