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해야 당선된다"…수의사회장 선거, 진정성·신뢰 '관건'
"소통·공감 능력 중요…네거티브는 역효과"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회장 선거에 나오려면 평소에 잘해야 한다."
최근 치러진 대한수의사회와 경기도수의사회 회장 선거를 계기로, 수의계 안팎에서 '평판'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선거 결과 인지도나 학연보다 그동안의 태도와 진정성, 공약, 회원들과의 관계가 선택의 기준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두 선거 모두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한수의사회 77.66%, 경기도수의사회 75.50%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에 향후 회장 선거를 앞둔 다른 지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최근 3년간 회비를 납부해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8,762명이다.
지난 15일 인터넷 투표로 진행된 선거에는 이 가운데 6,798명이 참여했다. 우연철 후보는 2,946표(43.34%)를 얻어 당선됐다.
우 당선인은 1997년 대한수의사회에 입사해 30여 년간 행정 실무를 담당해 온 비임상 수의사다. 비임상 수의사로서 낮은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거 기간 하루 50~60곳의 동물병원을 직접 방문하며 2,000명 이상의 회원을 만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우 당선인은 "외부에서 수의사를 보는 인식과 내부 수의사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먼저 회원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수의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더욱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우 당선인이 수의사회에서 근무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진정성 있는 태도, 주변의 신뢰가 표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회원은 "몇 년 전 부산 행사에서 외국 손님 응대를 도와주고 늦게까지 자리를 지킨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며 "그때 인상이 좋아 이번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결의에 찬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국회와 정책 논의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도수의사회 회장 선거에서도 예상을 깨는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치러진 선거에는 선거인 2,204명 중 1,664명이 투표했다. 손성일 후보는 893표(53.67%)를 얻어 당선됐다.
손 당선인은 인지도와 조직력 면에서 열세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경기광주시수의사회를 이끌며 보여준 리더십과 회원들 사이에서 커진 세대교체와 변화에 대한 요구가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관을 개정해 회장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차별화하기도 했다.
이번 두 선거에서 반사이익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다른 후보나 주변 인물에 대한 불신, 과도한 네거티브에 대한 반감 때문에 특정 후보를 선택했다는 회원들도 적지 않았다.
"A 후보는 좋지만 주변 사람이 별로다", "말만 앞세우는 B 후보가 싫어서 A 후보를 찍었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공약과 비전을 제시한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3년 전만 해도 지부 회장 선거는 단독 후보만 있었다. 이번에는 경선이 크게 늘었다. 선거에서 누가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수의사회(황정연vs이태형), 인천시수의사회(오이세vs오보현), 부산시수의사회(이영락vs천병훈vs이상훈), 대전시수의사회(정기영vs김종만), 전북수의사회(이종환vs박영재) 등 주요 지부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를 제외한 지부 회장들은 최소한의 활동비에 가까운 소액의 월급만 지급되는 사실상 봉사직이다. 그럼에도 회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수의계 관계자는 "후보가 많아지면서 회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동물병원 업계의 경쟁 심화와 삶의 질 하락 등이 선거에 대한 관심 확대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이 되면 3년 뒤 다시 평가를 받기 때문에 평소 평판과 주변 사람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회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공감하고 결단력과 책임감을 보여온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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